나는 미술사를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현대미술에는 관심이 가질 않는다. 아마도 현대미술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피하게 만들기 때문인 것 같다. 전에 퐁피두센터 특별전을 했을 때도 가볼까 하다가 결국은 지나치고 말았다. 하지만 현대미술 중 마치 고전명화를 패러디 한 것 같은 보테로의 작품은 한번쯤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번 전시회로 발길을 옮기게 되었다.
아마 보테로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 역시 이 그림을 통해 보테로라는 화가를 알게 되었다.
보통 무표정한 다른 그림들과는 달리 모나라자의 온화한 미소가 귀엽게 표현된 것 같다.
정말 사랑스런 그림이지만 이번 전시회에 오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보테로는 현대미술사조의 하나에 속한다기 보다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그리는 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그림에서 첫 번째 특징은 뚱뚱함의 미학이다. 그는 사람은 물론 심지어 과일, 악기 같은 정물도 뚱뚱하게 그린다. 이렇게 대상을 과장함으로써 대상의 양감을 잘 나타낸다. 이러한 특징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림이 귀엽게 느껴지도록 하는 힘이 아닌가 생각된다. 두 번째로는 풍자와 해학이다. 그의 그림속의 인물들 대부분은 감정을 알 수 없도록 무표정한 표정을 짓는다. 특히 서커스를 주제로 한 그림에서 그 무표정 속에 들어있는 삶의 고난, 애환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라틴의 삶을 그린 그림들 중에는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담고 있는 그림도 여럿 있었다.
마타도르
이번 전시회를 통해 보테로의 그림을 보면서 분명 특징적이고 흥미로웠지만 그림이 단조로워 살짝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모나리자만 보고 밝고 귀여운 이미지의 그림을 기대했는데 그 기대와 달라서 흥미를 빨리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그림은 밝은 이미지 보다는 인물의 무표정함 때문에 오히려 그 반대의 이미지를 주는 것 같다. 아무튼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보테로라는 화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기존에 알고 있던 고전을 패러디한 것처럼 보이는 그림들이다.
벨라스케즈를 따라서
이르놀피니 부부를 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