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가 소방서에서 일할 때였으니 벌써 6~7년은 된 것 같다. 그때만 해도 인도는 참 생소한 나라였다. 책을 읽으면서 난 인도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인도에 가면 어디서든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영적인 성숙을 하고 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무렵 인도라는 나라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했다.
‘지구별 여행자’는 류시화 시인이 인도를 여행하면서 깨달음을 얻게 된 에피소드를 모은 책이다. 기차 안에서, 길거리에서, 숙소에서 또 걸인에서부터 사두까지 다양한 장소와 사람들이 그에게 깨달음을 준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인도에 가기만 하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나에게 깨달음을 줄 것 같은 환상에 빠지게 된다. 어쩌면 메마르고 삭막한 일상을 벗어나 영적으로 풍부해지고 싶은 욕구가 나를 더욱 그렇게 만든 건지도 모르겠다.
인도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은 ‘지구별 여행자’는 너무 사람들의 구미에 맞게 쓰인 책이라고 비판한다. 여행하면서 생긴 해프닝을 과장되게 깨달음과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나도 그 말에 어느 정도 동감한다. 인도를 까칠한 눈으로 본다면 그저 덜 개발되고 지저분하고 여행자를 속이는 사기꾼들로 득실거리는 나라다. 다만 문화적으로 우리와 너무 다르기 때문에 독특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다. 그런 경험들이 신비롭게 포장되어 우리에게 전해진다.
책에 소개된 안마 왈라1)를 한 예로 들어보자. 인도 바라나시 가트에 가면 'Hi! my friend.'라며 악수를 청하며 접근하는 이들이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안마 왈라다. 손을 내밀면 악수하는 것처럼 하다 손을 지압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안마를 받도록 꼬드긴다. 때로는 영적인 듯한 말로, 때로는 아무런 동의를 구하지 않고 안마를 시작하고, 때로는 손만 받아보라면서 시작해서 전신을 다하기도 하고.. 결과는 돈을 요구하지만 안마 하나만 갖고서도 정말 다양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여기까지가 이 에피소드의 사실적인 면이다. 여기서 어떤 사람은 영적인 깨달음을 얻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이런 상황자체가 지긋지긋할 수도 있다.
영적인 나라, 인도. 어쩌면 인도는 영적으로 풍부해지고 싶은 우리의 욕망이 투영되어 우리가 이 나라를 영적인 나라로 만든 게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구별 여행자’를 좋아한다. ‘Big Fish’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만약 자신의 출생 이야기 중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는지 진실만을 담은 무미건조한 이야기와 환상의 물고기 등 각종 상상 속의 등장인물이 출현하는 허구적이지만 환상적인 이야기가 있다면 자신은 후자를 택하겠다고.. 이것은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와도 같다. 굳이 무미건조한 진실만을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 누군가 이 책을 읽고 인도에 대한 신비로운 환상을 느끼게 되고 인도에 빠지게 된다면 난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지구별 여행자’는 류시화 시인이 인도를 여행하면서 깨달음을 얻게 된 에피소드를 모은 책이다. 기차 안에서, 길거리에서, 숙소에서 또 걸인에서부터 사두까지 다양한 장소와 사람들이 그에게 깨달음을 준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인도에 가기만 하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나에게 깨달음을 줄 것 같은 환상에 빠지게 된다. 어쩌면 메마르고 삭막한 일상을 벗어나 영적으로 풍부해지고 싶은 욕구가 나를 더욱 그렇게 만든 건지도 모르겠다.
인도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은 ‘지구별 여행자’는 너무 사람들의 구미에 맞게 쓰인 책이라고 비판한다. 여행하면서 생긴 해프닝을 과장되게 깨달음과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나도 그 말에 어느 정도 동감한다. 인도를 까칠한 눈으로 본다면 그저 덜 개발되고 지저분하고 여행자를 속이는 사기꾼들로 득실거리는 나라다. 다만 문화적으로 우리와 너무 다르기 때문에 독특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다. 그런 경험들이 신비롭게 포장되어 우리에게 전해진다.
책에 소개된 안마 왈라1)를 한 예로 들어보자. 인도 바라나시 가트에 가면 'Hi! my friend.'라며 악수를 청하며 접근하는 이들이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안마 왈라다. 손을 내밀면 악수하는 것처럼 하다 손을 지압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안마를 받도록 꼬드긴다. 때로는 영적인 듯한 말로, 때로는 아무런 동의를 구하지 않고 안마를 시작하고, 때로는 손만 받아보라면서 시작해서 전신을 다하기도 하고.. 결과는 돈을 요구하지만 안마 하나만 갖고서도 정말 다양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여기까지가 이 에피소드의 사실적인 면이다. 여기서 어떤 사람은 영적인 깨달음을 얻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이런 상황자체가 지긋지긋할 수도 있다.
영적인 나라, 인도. 어쩌면 인도는 영적으로 풍부해지고 싶은 우리의 욕망이 투영되어 우리가 이 나라를 영적인 나라로 만든 게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구별 여행자’를 좋아한다. ‘Big Fish’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만약 자신의 출생 이야기 중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는지 진실만을 담은 무미건조한 이야기와 환상의 물고기 등 각종 상상 속의 등장인물이 출현하는 허구적이지만 환상적인 이야기가 있다면 자신은 후자를 택하겠다고.. 이것은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와도 같다. 굳이 무미건조한 진실만을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 누군가 이 책을 읽고 인도에 대한 신비로운 환상을 느끼게 되고 인도에 빠지게 된다면 난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1) 인도에서 ‘왈라’는 무엇을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로 행위 뒤에 붙이게 되면 그 행위를 하는 사람이 된다. 예를 들어 택시를 운전하는 사람은 택시 왈라, 릭샤를 끄는 사람은 릭샤 왈라라고 부른다. 책에 나온 안마 왈라는 안마를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로 류시화 시인이 만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