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인(人)은 바빌로니아인이나 헤브라이인처럼 체계화된 창세신화를 남기지는 않았으나, 각지에 세어진 신전의 각 문 등에는 희미하게나마 세계의 창조와 신들의 계보(系譜)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천지창조와 신들의 탄생에 대한 신화는 크게 세 갈래로, 헤르모폴리스, 헬리오폴리스, 멤피스라 일컫는 3대 종교 중심지에서 전해진 것으로 서로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작성한 신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태초의 세계에는 오직 눈이라고 불리는 바다만이 존재하였는데, 여기에서 아툼이 탄생하였다.

아툼은 태양신 라와 동일시되었으며, 때로 눈은 나일강으로 취급되기도 하였다. 아툼 라는 스스로의 수정작용(受精作用)으로 슈와 테프누트를 낳았는데, 다시 이 둘이 결합하여 게브와 누트를 낳았다. 후에 이들은 서로 세력다툼을 벌인 끝에 게브는 대지, 슈와 테푸누트는 공기와 증기, 그리고 누트는 하늘이 되었다. 게브와 누트는 부부가 되어 오시리스와 이시스를 낳았다.

한편 태양신 라에 대한 숭배는 헬리오폴리스를 중심을 이집트 전(全) 왕조에 걸쳐 널리 행해졌는데, 후에 매의 신 호루스와 함께 숭배되면서부터 왕권의 확립 및 계승에도 관계하게 되었다.


1. 헤르모폴리스

헤르모폴리스는 '헤르메스의 도시'라는 뜻으로, 그리스인은 고대 이집트 신 가운데 지혜의 신 토트를 그리스의 헤르메스 신과 동일시하여 그 신을 믿은 도시를 헤르모폴리스로 불렀다.
이곳은 나일강을 남쪽으로 상당히 올라가야 있는데, 고대에는 후문, 나중에는 슈문이라고 불렀다(오늘날에는 에스네라고 부른다.).
 
그것은 '여덟'을 의미하는데, 뒤에 나오는 여덟 신이 경배를 받고 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이곳 신전에서 볼 수 있는 신들의 그림에는 여덟 신이 그려져 있고, 이 그림에는 '원초(原初)의 대양(大洋)'이 갖는 네 가지 특성이 남신(男神)과 여신에 의해 표시되어 있다. 원초의 대양을 숭배한 것은 헤르모폴리스, 헬리오폴리스, 멤피스의 신화가 모두 같으며, 그 원초의 대양을 '눈'이라고 불렀다. 헤르모폴리스의 여덟 신은 다음과 같다.

- 남신 나우와 여신 나우네트 - 심연(深淵)을 나타냄
- 남신 후흐와 여신 하우헤 - 무한(無寒)을 나타냄
- 남신 쿠크와 여신 카크웨트 - 암흑을 나타냄
- 남신 아몬과 여신 아마우네트 - 불가시성(不可視性)을 나타냄

이 여덟 신 중에서 남신은 개구리의 머리를 가진 모습으로, 여신은 뱀의 머리를 가진 모습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 신들은 원초의 대양에서 헤엄치고, 그 물속에서 최초의 알(卵)이 생겨났다. 그런데 이 알은 켄켄 웰(꽥꽥하고 우는 큰 놈이라는 뜻)이라는 커다란 오리나 거위가 낳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에 의하면 원초의 대양에서는 연꽃이 피어나고 거기서 귀여운 아기가 뛰쳐나와 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한다. 이 아기는 떠오르는 해를 의미하며, 저녁이 되면 연꽃은 꽃잎을 닫아 다시 해를 가둬버린다는 것이다. 헤르모폴리스에서는 나중에 토트 신이 경배를 받게 된 후로 '헬리오폴리스의 신화'와 섞여서 복잡해졌다고 한다. '헤르모폴리스의 산화'에서 우주의 주인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우주의 주인)는 신들을 내 땀으로 만들고, 인류를 내 눈물로 만들었다."

이것은 고대 이집트어로 '인류'를 로메트, '눈물'을 레메이에트라고 말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고대 이집트인은 신과 인간 사이에―혹은 동물 사이에―본질적인 구별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2. 헬리오폴리스

그리스어로 헬리오폴리스라고 불리는 고대 이집트의 도시는 오늘의 카이로 근처에 있었다. ≪구약성서≫에 의하면 헤브라이인은 그것을 '온'이라고 불렀다. 헬리오폴리스는 헬리오스(태양)와 폴리스(도시)라는 말이 결합된 것으로, 이곳이 태양신을 경배하는 중심지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태양신 라는, 헬리오폴리스의 신화에서는 조금 후에 등장한다. 헬리오폴리스에서 말하는 천지창조와 신들의 창조자는 아툼이며, '완전한 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아툼은 원초의 대양인 '눈'의 아들이라고도 하며, 큰 홍수 뒤에 생기는 언덕 혹은 지면을 의미한다고 한다.

아툼은 이곳에서 들이나 바위 위에 서서 남신 슈와 여신 테프네트를 입에서 뱉어냈다(고대 이집트에서는 슈나 테프는 입에서 '뱉는다'는 의미였다). 슈는 '공기, 테프네트는 '증기'를 나타냈다.


3. 멤피스

멤피스(멤 노펠의 그리스어 발음)는 지금의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한참 가면 있는 계단식 피라밋 근처―나일강의 하류 서쪽―에 있었으므로, 헬리오폴리스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다. 멤피스는 고왕 고대 이집트의 풍습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플루타르코스에 의하면, 게브와 누트의 결혼은 태양신 라―이것은 헬리오폴리스의 원래의 신화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후에 원시의 신 아툼과 동일시된 것으로 생각된다―가 금하고, 일년 360일―처음엔 열 두 달이 각각 30일이었다―의 어느 날에도 아기를 낳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를 가엾게 여긴 토트 신이 일년에 5일을 추가해주어, 위에서 말한 네 신과 호루스가 이 5일 사이에 태어나게 되었다. 고대 이집트에서 널리 믿었던 '오시리스 신화'에서는 호루스가 오시리스와 이시스의 아들로 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그 호루스와는 다른 신으로 연상(年上)의 호루스라고도 부른다.

멤피스의 신전에 전해진 것으로 생각되는 중요한 신화문서(의례)가 오늘날까지 남아있는데, 지금은 대영박물관에 보관되어 '샤바코석(石)'이라 불리고 있다.

<출처 : 깡깡이집트>
2011/11/02 20:28 2011/11/02 20:28
Posted by 승호

트랙백 보낼 주소 : http://nefinita.com/trackback/469

댓글을 달아주세요

<< PREV : [1] : ... [67] : [68] : [69] : [70] : [71] : [72] : [73] : [74] : [75] : ... [524] : NEXT >>

BLOG main image
by 승호

공지사항

카테고리

전체 (524)
끄적끄적 (111)
훈민정음 (43)
찰칵 (111)
여행기 (131)
맛집 (13)
감상 (13)
웃어요 (29)
이것저것 (14)
SFU (43)
WHO (16)

태그목록

글 보관함

달력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1655157
Today : 918 Yesterday :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