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데이빗 박사는 여자 환자 하나와 잠자리를 같이 하고 나서 죄책감에 시달렸다. 박사는 그 일을 잊어보려고 애를 썼지만 매번 실패하고 말았다. 죄의식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하게 그를 짓눌렀다. 박사는 가끔 자신의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듣고 진정을 되찾기도 했다. “발터, 그렇게 신경 쓸 일도 아니야. 여자 환자와 잔 의사가 네가 첫 번째도 아니고, 또 결코 마지막도 아닐 거야. 게다가 너는 유부남도 아니고 말이야. 그러니 너무 크게 마음 쓰지 마.” 애써 평정을 되찾고 나면 또 다른 목소리가 피할 도리도 없이 들려왔다. “발터, 넌 수의사라고!” 난 이런 종류의 유머를 좋아한다. 마지막 부분의 기발하고 유쾌한 반전이 있는. 내가 구사하고 싶은 유머이기도 하고. 주위에 재미있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삶도 평범하지가 않다. 남들이 흔히 경험해보지 못하는 일이 의도하지 않았는데 터지기도 하고 또 본인이 직접 찾아 나서기도 한다. 그러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되고 그것이 유머에도 반영된다. 이런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 난 그런 참신한 사고방식이 좋다. 남들은 사이코 같다고 할지라도. 고지식한 나지만 나도 이렇게 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