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의 일정은 아침에 죽도를 둘러본 후 오후에는 내수전 전망대에 오르는 것으로 울릉도 여행을 마무리할 것이다. 오늘의 날씨도 어제 아침과 같이 구름이 잔뜩 끼었다.

흐린 하늘 l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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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 II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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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터미널로 가서 죽도로 가는 배의 표를 사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날이 정말 좋지 않은 모양이다. 오전에 독도 가는 배는 취소가 됐다. 이러다가 죽도도 못 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죽도로 가는 여객선은 출항을 한다고 한다.

여객터미널 풍경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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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배가 항구를 떠난다. 갈매기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하늘로 날아오른다. 그리고는 배의 속도에 맞춰 배의 꽁무니를 쫓아온다. 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새우깡을 던져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갈매기에게 실망을 안겨주지 않고 새우깡을 던져준다.

출항 I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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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II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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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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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에 도착. 신기하게도 죽도의 하늘은 맑다.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지지 않은 울릉도의 하늘은 시커먼데 여기는 해가 쨍하다. 여러모로 이번 여행은 운이 좋은 것 같다.

죽도 도착!!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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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를 한 바퀴 둘러보니 얼추 떠날 시간이 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죽도는 그다지 기억에 남는 것도, 볼만한 것도 없었던 것 같다. 죽도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을 꼽아본다면 소라계단과 죽도에서 바라보는 관음도와 삼성암정도..

소라계단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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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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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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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덕 꽃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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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에서 바라 본 삼성암과 관음도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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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를 둘러보고 떠날 시간이 되자 죽도에도 먹구름이 몰려온다.

내려 오는 사람들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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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를 떠나며..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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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도동항에 도착. 이제 울릉도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한다. 오늘의 메뉴는 홍합밥, 약소불고기에 이어 울릉도에서 꼭 먹어보려고 했던 따개비밥이다.

따개비밥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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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내수전 전망대로 향한다. 먹구름이 잔뜩 끼고 비가 오는데 전망대에 올라가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남은 시간 동안 딱히 할 것도 없어서 전망대에 오르기로 했다. 원래 내수전 전망대로 가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기 때문에 전망대로 가기 위해서는 택시를 타야한다. 오가는데 한 30-40분 정도 소요되는데 3만 원 정도라고 한다. 지금 돈 아끼면서 배낭여행을 하는 이 마당에 이게 말이 되는 얘긴가! 결국 버스가 최대로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서 거기서부터 걸어가기로 했다. 버스의 종점에서 내린 난 지역 주민에게 내수전 전망대로 가는 길을 물었다. 난색을 표하며 아주머니는 걸어서는 가기 힘들 것이라고 하신다. 아무튼 아주머니가 알려주신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앞에 높은 산이 보인다. 전망대니까 높은 곳에 있을 것이고 그럼 저 산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얘기란 말인가!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거친 숨을 내쉬어가며 온갖 생각을 하며 산을 올랐다. 노래도 부르고 자학도 하며 훈련소에서 행군하던 생각도 하며.. 가끔은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한 40분 정도 오른 것 같다. 결국 그 높은 산을 걸어서 올라왔다. 이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전망대다.

전망대로 가는 길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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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전망대는 구름으로 둘러 싸여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게다가 벼락까지 내리쳐 벼락맞을까봐 무서워서 몸을 최대한 숙이고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불안해서 결국 5분도 있지 못하고 내려왔다. 그 상황이 얼마나 추했는지는 상상에 맡긴다. 이런 미친 날씨에 전망대에 오는 사람은 나 외에는 있을 리가 없기 때문에 쪽팔리지는 않았다. 다시 왔던 길을 비를 맞으며 내려왔다.

전망대에서의 전망(맑은 날은 독도까지도 보인다는데..ㅡ.ㅡ)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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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나오게 생겼다.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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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생겼다. 시간이 빡빡하다. 버스는 언제 올지 모르고 배 시간은 다가오고.. 결국 히치하이킹을 하기로 결심한다. 이런 때 아니면 언제 이런 짓을 해보냐는 생각으로.. 근데 누가 홀딱 젖은 시커먼 사내놈을 태워줄까? 눈치를 보다 지나가는 트럭을 세우고 짐칸에 올라타게 된다. 트럭 짐칸에 타는 것은 소방서에 있을 때 많이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고맙게도 트럭은 도동으로 가는 버스가 자주 있는 저동항 버스정류장에 나를 내려주었다. 사실 여행을 하면 느끼는 거지만 여행 중에 난 수줍음 많고 소심하고 사교성이 적은 평소의 모습이 사라지고 딴 사람이 되는 것 같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니 살아남기 위해 그렇게 적응이 된 건지 모르겠지만 가끔씩은 다른 내 모습을 보고 놀랄 때가 있다. 이번 여행에서도 야간 기차를 타고 묵호역으로 갈 때도 옆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과 날이 새도록 얘기를 하며 친해지고 배를 타고 울릉도를 가면서도 독도에 가면서도 어떤 조그만 기회만 있어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하고 친해졌다. 그러면서 도움도 많이 받고 기억에 남는 일도 많이 생긴다. 혼자 하는 여행이 이래서 심심하고 외롭지만은 않다.

전망대를 내려오며..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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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동의 촛대 바위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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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 어촌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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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다시 도동항에 돌아왔다. 이제 떠나기까지 한 시간 가량 남은 것 같다. 그동안 식사를 하면서 친해지게 된 두꺼비 식당 형에게 커피를 사들고 갔다. 배낭여행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알고 음식값을 늘 깎아 주던 게 고마워서였다. 거기서 젖은 옷을 갈아입고 한참을 얘기했다. 그리고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이제 떠날 시간이 된 것이다.

두꺼비 식당 형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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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객터미널로..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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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사람들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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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2006.8.2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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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서의 2박 3일.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추억을 남겼고 많은 경험을 했다. 여행하는 순간순간의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즐거운 여행이었다.
2007/02/09 10:25 2007/02/09 10:25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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