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주공 3단지.. 내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곳이다.

재개발 한다는 소식을 진작부터 들어 알고 있었다. 아파트를 헐기 전 한번 가봐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미루고 미루다 오늘에서야 카메라를 챙겼다. 요즘 망원에 맛이 들어 백통을 마운트하고 나섰다.

주공 3단지 입구에 도착했다. 너무 늦게 왔다. 아파트 63동 모두 무너져 있었다. 그래도 이왕 발걸음을 했으니 다니던 학교라도 들릴 생각으로 아파트 단지로 들어갔다.

문제가 생겼다. 경비 아저씨가 카메라를 보고 어느 신문사에서 나왔냐면서 못 들어가게 막는 거다. 어려서부터 여기 살았다는 것과 단지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가는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믿지를 않는다. 그리고는 나중에 완공되면 오라고 한다. 아저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반대쪽에 길이 있다는 표지판을 보고 돌아가기로 했다.

2006.3.4 주공3단지
300D+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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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찾았다.


2006.3.4 주공3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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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마다 있던 조회시간이 생각난다.


2006.3.4 주공3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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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교문을 나와 예전 우리 집을 찾았다.


2006.3.4 주공3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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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사라진 지금 추억은 가슴에 남게 되었다.


2006.3.4 주공3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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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추억의 공간은 이제 어떻게 변하게 될까?


2006.3.4 주공3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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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를 찾았다.
전교생이 공을 차며 놀 수 있을 만큼 큰 운동장이었는데..
이제는 너무 좁아보인다.
그때보다 겨우 30cm정도 더 커졌을 뿐인데..


2006.3.4 주공3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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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꿈의동산'이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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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추억에 잠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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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촌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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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중학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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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촌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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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쓸쓸한 운동장
기분 탓일까?


2006.3.4 주공3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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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해와 같이 짧았던 추억으로의 여행도 저물고 있었다.




보통 어린 시절 추억의 장소라고 하면 순박한 시골의 조그만 학교에 낡은 나무 책상과 의자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서울에서 자란 나에게 추억의 공간은 그렇지가 못하다. 그마저도 지금은 재개발이라는 이름아래 사라졌다. 어린 시절 구슬치기 하던 나무, 술래잡기를 하던 놀이터, 물풍선 놀이를 하던 옥상을 찾고 손으로 더듬어 보고 싶었는데, 텅 빈 공간을 보며 그 시절을 회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이 있는 장소를 찾는다. 예전에는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 했는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그곳에 가면 어려서 그 자리에 서서 했던 생각, 키웠던 꿈이 생각난다. 순진했던 시절 친구들과 어울렸던 기억, 학교 다니면서 생겼던 크고 작은 사건들 모두 기억이 난다. 지금 처한 현실에서 벗어나 잠시 꿈 많던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다. 앞으로 20년 뒤 이곳을 다시 찾는다면 그땐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친구들에게 전화라도 한번 해봐야겠다.
2007/01/04 22:10 2007/01/04 22:10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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