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는 본과3학년 마치고 두 달간 특성화선택과정이란 게 있다. 원래 의료와 관련된 기관에서 실습을 하는 거지만 사실 계획서만 잘 쓰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심지어 연대 국문과로 특성화를 가는 사람도 있으니..
본과1학년 때부터 특성화로 무엇을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어찌 보면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두 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또 마지막 드립 친다고 뭐라 하겠다. ㅡㅡa) 본과4학년 때는 국시 준비를 해야 하고, 인턴, 레지던트의 삶이야 해보지 않아도 훤히 알고 있으니..
예전부터 두 가지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었다. 우선 워킹비자를 받아 호주로 갈까하는 마음이 있었다. 농장에서 사탕수수를 자르던지, 체리를 따던지, 양털을 깎는 일도 해보고 싶었고 도시로 가서 접시도 닦아보고 싶었다. 젊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이런 것에 대한 낭만도 있었다. 지금 아니면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워킹비자가 나오는 나이가 만 30세까지니 사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기는 하다.) 또 하나는 WHO에서 인턴을 하는 것이었다. 비록 프로젝트를 맡아 주도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기구 안에서 그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그 일원으로 속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는 일 아닌가? 그동안 고민을 많이 했고 이제는 WHO 인턴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WHO에서 인턴을 하고 싶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고 선발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잘해온 선배들 덕에 특별한 결격사유가 있지 않는 한 무리 없이 인턴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튼 고민을 많이 했기에 이번 선택에 대해 후회는 없다. 앞으로도 후회가 되지 않도록 WHO에 가서도 열심히 할 거고.. 그나저나 그전에 임종이나 잘 넘어갔으면 좋겠다.ㅜㅜ
<< PREV :
[1] : ... [50] : [51] : [52] : [53] : [54] : [55] : [56] : [57] : [58] : ... [524]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