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의 전원주택!! <주인공 이름부터 수상하다 ㅋㅋ>
성기의 친구 순성이 찾아오고. 자신의 약혼녀 이수를 순성에게 소개하는 성기, 그러나 약혼녀 이수가 비행 시간에 맞춰 집을 나가자 성기는 자신에게는 약혼녀가 모두 3명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약혼녀 세 명 모두 다른 항공사에 근무하는 스튜어디스로 그들의 비행 스케줄을 확인하고 시간표를 작성하여 절대로 약혼녀들이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가정부 옥희는 성기의 시간표에 맞춰 두 번째 약혼녀인 지수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해진다. 시간표대로 정확한 시간에 도착한 지수, 성기는 다른 약혼녀들의 전화와 편지로 인해 지수에게 의심을 사자 서둘러 점심식사를 하고 지수를 배웅하러 나간다. 그 사이 예정보다 일직 도착한 혜수가 순성을 성기로 착각하고 키스를 퍼붓는다. 그녀는 자신의 실수에 불쾌해 하면서 방으로 들어가고 성기는 폭풍에 의해 비행 시간이 바뀐 지수를 데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당황한 순성은 성기와 지수를 내보내려 하지만 눈치 채지 못한다. 순성은 지수가 침실로 들어간 사이 성기에게 상황을 이야기하고, 성기는 힘든 설득 끝에 지수를 교외로 데리고 나간다, 이때 이수가 서울로 되돌아 온다는 전화가 걸려오고! 급기야 세 명의 약혼녀가 한집에 모이게 되는데……. 순성과 성기에 협력자 가정부 옥희까지 대그빡 빠게 질 듯한 상황을 어떻게 모면할 수 있을지!!
오랜만에 연극을 보려고 인터파크를 돌아다니던 중 지난 몇 달 동안 예매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보잉보잉’이 눈에 들어왔다. 장르도 코믹이라 부담 없이 웃을 수 있겠다 싶어 예매를 했다. 그동안 대형뮤지컬을 주로 봤던 터라 유명한 소극장 연극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알고 보니 ‘보잉보잉’ 2002년 초연해 9년 동안 공연한 정말 유명한 연극이었다. 이 작품은 코믹극의 대가 ‘마르꼬까블레띠’의 대본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각색한 것이라고..
공연을 본 소감은?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엄청 웃었다. 보통 두 시간짜리 공연이라 하면 보통 한 두 번은 지루한 순간이 있기 마련인데 ‘보잉보잉’은 그럴 틈이 없었다. 웃음에 인색한 나도 이렇게 웃는 공연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겼으리라 생각된다. 여섯 명의 등장인물 각각에 독특한 색깔이 있고 억지로 공감을 유도하는 것도 아닌데 공연이 시작하고 금방 캐릭터에 빠져들게 된다. 성기, 순성, 옥희, 이수, 지수, 혜수 모두 매력 있는 캐릭터지만 난 순박하고 익살스러운 ‘순성’ 때문에 무척이나 웃었다. 이 역할을 맡은 안재욱 씨가(찾아 봤는데 실물과 프로필 사진이 잘 매치가 되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다.-_-)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특히나 기억에 남는다. 파출부 ‘옥희’도 너무 사랑스러운 캐릭터고..
공연 중에 배우들도 ‘빵’ 터져서 웃음 참느라 노력하는 모습이 종종 보였는데 인간적이어서 더 좋았다. 특히 지수의 말투는 듣는 사람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오그라드는데 배우 역시 하면서 오그라드는지 웃음이 터졌고, 다른 배우들도 역시 터져버렸다. 물론 관객들은 초토화됐다. 이런 게 없었으면 너무 부담스럽게 귀여운 척하는 지수라는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미리 짜인 각본인지 모르겠지만 공연 중간 중간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관객들이 무대에 빠져들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았다.
‘보잉보잉’은 배우마다 캐릭터를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큰 스토리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연극의 색이 바뀔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만간 다른 배우들의 ‘보잉보잉’을 보러가지 않을까 싶다. 다시 보고 싶을 만큼 공연이 재미있었다. 9년 동안 사랑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사랑받는 거다.
아무튼 연극을 볼 기회가 있다면 ‘보잉보잉’을 꼭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