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nternship에 지원하기 위해 제출서류를 준비하면서 느꼈던 일이다. Internship에 지원하기 위해서 CV, cover letter, recommendation letter를 준해해야했다. WHO에 계신 한국직원의 도움으로 과거 WHO 인턴의 cover letter를 참고할 수 있었는데 그 인턴의 글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WHO에서 인턴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준비했고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개인적인 내용이라 자세히 언급하기는 그렇고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본다면 대학을 다니는 동안 WHO에서 일하게 되면 도움 될 과목들을 찾아 수강한 것이다. 최소한 WHO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찾아보고 그것에 필요한 것을 준비할 만큼 관심이 있었다는 것이다. 자기 목표를 위해 이렇게 준비하는 게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WHO가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조차 정확한 개념도 없이 국제기구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지원하게 된 나에게는 얼마나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나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WHO internship을 지원하면서 정작 내가 한 게 거의 없다. 언제 지원하라고 알려주시고, 자신의 CV를 참고하라고 보내준 선배도 있고, recommendation letter를 쓸 때 참고하라고 보내준 동기, cover letter 역시 참고하라고 보내주셨고, 영어를 못하는 나를 위해 내 서류를 교정해준 캐나다 친구와 룸메 선빈이.. 주위사람들의 이런 도움이 없었다면 난 인턴생활을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가만 보면 내 삶은 늘 이런 식이었다. 난 아무런 능력도 없는 사람인데 예쁜 옷도 입혀주고 맛있는 음식도 떠먹여주는 주위사람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 또 세상은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대학 들어갈 때도, 의전원이란 제도가 생긴 것도, 그리고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연대가 나에게 가장 유리한 전형이었던 것도.. 스스로 노력을 전혀 안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내가 노력한 것보다 많이 얻는 삶을 살았다. 요즘은 그런 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너무 나태해졌음을 느낀다. 그저 잘되겠지 하는 막연한 믿음 때문에.. 세상이 내게 기회를 주는 만큼 나도 그만큼 노력하는 게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이제라도 다시 정신 차리고 열심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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