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을 하면서 힘들다고 느꼈던 적이 두 번 있었다. 한번은 네팔에서 바라나시로 가는 야간버스였고 다른 한번은 카주라호에서 바라나시로 가는 기차에서였다. 네팔에서 바라나시로 가는 야간버스는 의자 사이의 간격도 좁고 의자의 각도도 거의 90도여서 졸리면서도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동안 야간버스, 야간기차를 무수히 탔지만 이번처럼 힘든 것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새벽 세시에 도착하는 바람에 차가운 터미널 바닥에서 신문지 깔고 노숙까지 했었기에 기억에 많이 남는다.

카주라호에서 바라나시로 가는 야간기차에서의 고생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우리는 자리를 예약하지 못해서 야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입석을 사버렸다. 인도 기차의 입석을 우습게 봤다가 정말 쓰레기장 같은 바닥에서 쥐와 함께 잠을 잘 뻔했다. 천만다행으로 아그라에서 만났던 청용이와 택범이를 만나 잠을 자기 전까지 그 친구들 자리에 가방을 올려놓고 잠시 쉴 수 있었다. 기차의 불이 꺼지고 다들 잠을 자는 시간이 왔다. 아무래도 바닥에서 잘 수는 없을 것 같아 비어있는 침대에서 잠을 자기로 했다. 뭐 주인이 오면 쫓아내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때부터 자다가 자리주인이 깨우면 일어나서 비어있는 침대로 옮기는 메뚜기 인생이 시작되었다. 밤새도록 그렇게 새우잠을 자면서 기차 안을 돌아다녔더니 다음날은 제정신으로 걸을 힘도 나지 않았다. 아무튼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바라나시로 가는 길은 두 번 다 험난하고 힘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라나시로 가는 기차 안에서..
청용이와 택범이의 자리에 있는 동안은 행복했다.
2010/02/15 00:12 2010/02/15 00:12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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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이스한
    2010/02/1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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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좋다~
    • 승호
      2010/02/16 02:39
      댓글 주소 수정/삭제
      인도 사진빨이 정말 잘 받지.
      이 기차가 얼마나 지저분한지는 상상도 못할 거야.ㅋㅋ
      우리 스키장 사진은 곧 올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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