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헤드윅

 | 감상
2007/03/11 06:59

♠ 줄거리

제목만큼이나 이상한 헤드윅의 줄거리
헤드윅의 원제는 “Hedwig and the Angry Inch.” 우리말로 옮기면 헤드윅과 열받은 일인치가 된다. 정말이지 괴상한 제목이다. 공연이 진행되면서 관객은 헤드윅은 누구이며, 도대체 열받은 일인치의 사연이 무엇인가를 주인공 헤드윅의 모놀로그와 노래, 하드록 밴드, 그리고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알게 된다.

이야기는 1961년 동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를린 장벽이 올랐을 때, 동 베를린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한셀은 여자 아이 같이 소심한 소년. 그의 유일한 즐거움은 좁은 아파트에서 미군 라디오 방송을 통해 듣는 데이빗 보위, 루 리드, 이기 팝 등의 록음악을 듣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한셀에게 암울한 자신의 환경을 탈출할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미군 병사가 루터가 그에게 여자가 되는 조건으로 결혼을 제의한 것이다. 한셀은 엄마 이름인 헤드윅으로 이름을 바꾸고, 성전환 수술을 받지만, 싸구려 수술의 실패로 인해 그의 성기엔 여자의 그것 대신 일인치의 정체불명의 살덩어리만 남게 된다.

미국으로 건너온 헤드윅은 루터에게 버림 받고, 캔사스 정션 시티의 트레일러 하우스에서 소일거리로 연명하는 처량한 신세가 된다. 그러던 중 헤드윅은 자신의 첫 사랑인 음악을 통해 재출발을 꿈꾼다. 그녀는 화장을 하고, 가발을 쓰고, 록 밴드 앵그리 인치를 조직하여 변두리의 바와 패스트 푸드 레스토랑을 전전하며 노래를 부른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16세의 어리숙한 소년 토미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록음악을 가르쳐 주지만, 일인치의 살덩이의 존재를 알게 된 토미는 그녀를 배신하고 그녀가 만든 곡들을 훔쳐 세계적인 록 스타로 도약한다. 한편 깊은 상처를 얻은 헤드윅은 크로아티아 투어 중 자그레브 최고의 드랙퀸 이츠학을 만나, 그가 다시 여장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츠학을 미국으로 데려온다. 이츠학은 이제 헤드윅의 남편이자, 앵그리인치 밴드의 백보컬을 맡는다.

토미의 전국 투어 콘서트를 졸졸 따라다니며 토미의 공연장의 옆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공연을 하던 헤드윅은 어느날 길에서 우연히 토미를 만난다. 배반과 상처와 증오의 감정을 접어둔 채, 잠시 재회의 기쁨을 나누던 중, 이들이 운전하던 차가 스쿨버스를 들이박으면서 큰 사고가 나고, 이 사고를 통해 비로소 헤드윅의 존재가, 그리고 기구한 일인치의 사연이 세상에 드러난다.

동독 출신 트랜스젠더 록가수의 이야기는 어느샌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도 다가온다. 아픈 과거를 가진, 분노를 품고 사는, 사랑을 갈망하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고자 하는, 잃어버린 반쪽을 찾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 헤드윅의 기나긴 여정의 끝은 무엇일까? 무대 위의 비상문이 스르르 열리면서 영광의 광채와 관중들의 환호가 밀려들어 온다….

2006년 처음 보는 뮤지컬 헤드윅! 한마디로 돈이 아깝지 않은 뮤지컬이다. 세 명의 배우가 헤드윅 역을 맡고 있는데 모두 헤드윅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한다. 공연을 한번만 볼 생각이기 때문에 누구의 헤드윅을 봐야 할 지 고민을 했다. 꽃미남 야다의 김다현 씨와 폭발적인 가창력의 소유자 송용진 씨 둘을 놓고 고민을 하다 가창력에 끌려 송드윅을 택했다. 그리고 이츠학은 당연히 서문탁 씨로... 둘이 출현하는 공연 일을 찾아보니 18일 첫 공연. 더욱 기쁘게 했던 건 그날은 20% 할인이 되는 날이다.^^ 아무튼 그렇게 뮤지컬 헤드윅 표를 예매했다.

그리고 18일 대학로 라이브 극장을 찾았다. 예매를 할 때 좌석 때문에 조금이라도 좋은 좌석을 차지하기 위해 기를 썼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뮤지컬 전용극장이기 때문에 어떤 자리라도 공연을 관람하기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뮤지컬 헤드윅은 헤드윅과 이츠학의 역할이 90%이상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헤드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같은 내용의 뮤지컬이라고 해도 헤드윅을 표현하는 배우에 따라 전혀 다른 뮤지컬이 된다.

오늘의 헤드윅 송용진 씨는 폭발적인 가창력의 소유자라 소개되는 헤드윅이다. 너무 기대를 해서일까? 소름끼치는 고음을 듣고 싶어 송드윅을 택했는데 약간 실망을 했다. 하지만 트랜스 젠더 연기는 정말 실감나게 했다. 여성스러운 목소리, 행동, 능청스러운 연기와 재치 있는 위트는 모든 관객을 웃기고 사로잡았다.

또한 이츠학의 역을 맡은 서문탁 씨는 정말 놀라웠다. 첫 번째로 놀랐던 것이 노래를 정말 잘 불렀다. 서문탁 씨의 노래를 직접 들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서문탁 씨의 뛰어난 가창력 때문에 송드윅에 약간 실망을 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극 중에서는 헤드윅이 뛰어난 가수고 이츠학은 백보컬 수준인데 뮤지컬을 보다보면 이츠학이 헤드윅의 노래를 돕는 듯 한 기분이 든다. 그만큼 서문탁 씨의 가창력은 뛰어났다.

그리고 두 번째로 놀랐던 것은 서문탁 씨의 머리 크기였다. TV에서 볼 땐 덩치가 있어보였다. 예전에 권투를 했다고 하니 그런 편견이 생긴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실제로 서문탁 씨를 봤을 땐 약간은 왜소해 보이는 몸에 머리가 정말 작았다. 속으로 역시 연예인이구나 생각을 했다.

헤드윅! 정말 좋은 뮤지컬이었고 기회가 되면 다시 보고 싶은 뮤지컬이다.

2007/03/11 06:59 2007/03/11 06:59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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