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지는 나일강 서안은 고대 이집트인들에게는 죽음을 의미한다. 피라미드, 귀족의 무덤 같은 무덤이 모두 나일강 서안에 있는 게 그런 이유 때문이다. 룩소르도 예외는 아니다. 나일강 서안에는 멤논 거상, 핫세슈트 여왕 장제전, 귀족의 무덤, 왕과의 골짜기, 람세스 3세 장제전, 람세스 2세 장제전, 세티 1세 장제전, 왕비의 골짜기 등등 다양한 무덤관련 유적지가 있다.

룩소르 서안 지역은 넓은 지역에 유적지가 퍼져있기 때문에 투어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앞에도 말했지만 난 만도가 주선하는 투어를 하기로 했다. 서안에는 다양한 유적지가 있지만 이번 투어에서는 멤논 거상, 핫셉슈트 여왕 장제전, 왕가의 골짜기, 람세스 3세 장제전 이렇게 네 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왕가의 골짜기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왕가의 골짜기다. 왕가의 골짜기는 신왕국 시대에 도굴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람들 눈에 뜨이기 쉬운 피라미드 등을 피해 장례의식과는 별도로 무덤만을 인적이 드문 계곡 바위틈이나 벼랑에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도굴꾼들을 막을 수는 없었고 대부분의 무덤이 약탈당했다. 그중 유일하게 약탈당하지 않고 남은 것이 투탕카멘 왕의 무덤이다.

투탕카멘은 역사적으로 너무나 보잘 것 없는 파라오였다. 재위 3년 만에 18세라는 나이에 죽어서 남겨진 업적은 전무한 왕이었지만, 그의 무덤만은 람세스 6세의 무덤에 입구가 가려지는 바람에 도굴을 피할 수 있었다. 그래서 1922년 영국의 이집트 학자 하워드 카터가 이 무덤을 발견했을 때, 3000년 전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모든 부장품들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무명의’ 왕이었지만 무덤에서 나온 부장품의 규모가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 2층 절반을 차지할 정로도 엄청났다고 한다. 그러니 강력한 권력을 갖고 있던 왕들의 무덤은 어땠을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이곳에서 발견된 왕들의 미라는 카이로에 있는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의 미라 전시실에서 볼 수 있지만 투탕카멘 미라만큼은 왕가의 골짜기 투탕카멘 묘에 특별전시 되어 있다.


핫셉슈트 여왕 장제전

핫셉슈트 여왕 장제전은 핫셉슈트 여왕이 깎아지는 듯한 바위산을 뒤로 하고 세운 장례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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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테라스식의 신전

이 신전을 세운 핫셉슈트 여왕은 투트모세 1세의 딸이자 그 다음 왕인 투트모세 2세의 부인이다. 야심 많고 적극적인 핫셉슈트와는 달리 투트모세 2세는 소심하고 나약한 왕이었다. 그리고 남편이 죽은 뒤 그 뒤를 이어 후궁의 아들인 투트모세 3세가 겨우 11살의 나이에 즉위하게 된다. 야심 많은 핫셉슈트는 이 기회를 이용해 처음에는 어린 왕을 대신하여 섭정을 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스스로 파라오가 되었다. 그녀는 회화나 조각에서 남자의 복장을 하고, 수염을 단 남자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한편 왕위를 빼앗긴 투트모세 3세는 20년 동안 온갖 설움을 겪고 핫셉슈트 여왕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투트모세 3세가 이집트 역사에서 손꼽히는 위대한 파라오로 꼽힌다는 것이다. 투트모세 3세는 후에 ‘이집트의 알렉산더’로 불릴 정도로 영토를 확장하고 이집트 왕국의 전성기를 연 위대한 파라오였다. (물론 알렉산더가 더 후대 사람이지만 워낙 유명하다보니 훗날 역사가들이 그렇게 붙였다고..) 그런 그가 20년에 걸쳐 계모인 핫셉슈트 여왕에게 조종되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아무튼 투트모세 3세는 핫셉슈트 여왕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 그녀가 만든 기념물들에 새겨진 핫셉슈트의 이름을 모조리 깎아버리게 했다. 그래서 이 핫셉슈트 신전에도 핫셉슈트의 이름과 얼굴이 별로 남아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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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셉슈트 여왕 장제전



람세스 3세 장제전

람세스 3세의 용맹한 모습을 보여주는 람세스 3세의 장제전. 장제전에는 적을 무찌르는 모습들이나 들소 사냥을 하는 부조 등 용맹한 소재의 부조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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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22m, 폭이 63m나 되는 거대한 제1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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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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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주실



멤논 거상

투어의 마지막은 서안으로 건너가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게 되는 멤논 거상이었다. 이 좌상은 원래 신왕국 시대 절정기의 왕인 아멘호테프 3세의 장제전을 지키던 조각상이었으나 이후의 왕들이 석재로 사용하여 신전은 사라지고 거상만 남게 되었다.

2011/08/15 13:43 2011/08/15 13:43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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