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가 됐던 것이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을 보는 것이었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나에게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함께 뮤지컬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런던의 웨스트엔드에서의 공연은 단순히 한편의 뮤지컬 아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스턴에 있는 동안 종종 뉴욕 브로드웨이로 뮤지컬을 보러 갔었고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뉴욕은 앞으로 살면서 여러 번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런던은 이번이 아니면 올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기회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런던에서 볼 뮤지컬을 고르던 중 ‘We will rock you'가 눈에 확 들어왔다. 마니아 적으로 퀸을 좋아하는 난 아바의 노래로 만든 ‘맘마미아’처럼 퀸의 노래로 만든 이 뮤지컬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고 영국을 대표하는 그룹인 만큼 그들의 뮤지컬을 영국에서 꼭 보고 싶었다.

Tottenham Court Rd. Station 옆에 있는 Dominon Theater

먼저 뮤지컬에 대한 아쉬운 부분부터 말하자면 사랑 이야기의 ‘맘마미아’와는 달리 ‘We will rock you'는 컴퓨터가 조종하는 기계 음악이 지배하는 미래사회와 진정한 음악을 꿈꾸는 소수의 젊은이들의 저항에 대한 얘기인데 스토리 라인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배우의 목소리가 많이 아쉬웠다. 배우들의 노래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가 워낙 뛰어나다 보니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기억에 남는 뮤지컬이었다. ‘오페라의 유령’이나 ‘맘마미아’ 같은 사랑이야기가 주제가 되고 아름다운 음악이 주가 되는 뮤지컬과는 달리 ‘We will rock you'는 힘 있는 음악, 강렬한 사운드 때문에 대부분의 뮤지컬과는 차별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렇다고 ‘헤드윅’과 같은 하드락 스타일의 음악은 아니다. 또 뮤지컬의 노래가 퀸의 노래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퀸의 모든 앨범을 수 백 번 들었던 나로서는 모든 노래가 익숙했다. 퀸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대부분의 노래가 광고나 영화에서 들었던 노래이기 때문에 친근하게 느껴지리라 생각된다. 예전부터 퀸의 공연 비디오를 보면서 ‘We will rock you'를 부를 때 관중들이 치는 특유의 박수를 나도 공연장에서 같이 따라 치고 싶었다. 비록 퀸의 콘서트는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그 작은 소원을 이룰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퀸을 좋아하는 영국 사람들과 같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나 싶다(토론토에서도 ‘We will rock you'를 공연하는 것을 봤는데 거기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것 외에도 영국에서 이 뮤지컬을 봤기 때문에 뮤지컬을 더욱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있었는데 이런 것들 때문에 이 뮤지컬이 더욱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We will rock you

런던에서 본 또 다른 뮤지컬 ‘Wicked'. 런던을 떠나는 날 ‘We will rock you' 한편만 보고 떠나기가 아쉬워 보게 된 뮤지컬이다. 예전부터 포스터를 봐서 눈에 익숙한 뮤지컬이지만 정작 뮤지컬의 내용이나 사람들의 평을 몰랐기 때문에 그리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뮤지컬의 기대이상으로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조명과 배경, 동화적인 스토리, 그리고 아름다운 목소리와 노래 등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유쾌한 뮤지컬이었다. ‘Beauty and the Beast’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 같다.

이번 유럽여행 중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두 편의 뮤지컬을 봤는데 물론 보고 싶은 뮤지컬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Tip 하나!!
뮤지컬 티켓을 구할 때 학생이라면 학생할인을 꼭 이용하자. 극장의 티켓오피스에 가서 그날 공연을 학생티켓으로 구할 수가 있는데 보통 공연요금의 절반 가격(더 할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으로 티켓을 구할 수가 있다. 좌석은 한국의 경우로 봤을 때 나쁜 R석이나 S석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단, 국제학생증 필수!!
2007/08/31 08:36 2007/08/31 08:36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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