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이 지나고 나면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을 것이다. 떠나긴 전날,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이번 인도여행은 지금까지 미국, 캐나다, 유럽 여행과는 다르게 많은 불안한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 사기꾼과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하고, 모든 거래에는 흥정이 필수이며, 위생적이지 못한 탓에 각종 질병에도 주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인도에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다. 인도의 오랜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수많은 건축물과 화려하고 원색적인 인도의 색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인도인의 삶과 정신을 엿봤으면 하는 생각에서.. 인도를 다녀온 사람들은 둘로 나뉜다. 장점이 부각되는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될 때마다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고, 단점이 부각되는 사람에게는 다시는 가보고 싶지 않은 불쾌한 기억만 남는 나라가 된다. 나는 어떤 부류에 속할지 아직은 모르겠다. 뭐 여행이 끝날 때면 자연스레 알게 될 테니..
그리고 이번 여행을 통해 나를 구속하고 괴롭히는 기억들을 지우고 돌아올 수 있었으면 한다. 이 모든 것이 내가 너무나도 나약하고 집착하기 때문임을 알고 있다. 신께서 나에게 얼마나 풍족하고 행복한 삶을 주셨는지 알면서도 더 바라고 있고 어리광 피우고 있는지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를 얽매고 있는 이것들을 칼로 도려내듯 깨끗이 지울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이런 속세의 집착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기를..
아무튼 인도에서의 40일. 아무런 사고 없이 기대했던 것만큼 많이 배우고, 느끼고, 성장하고 왔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인도에서 찍은 사진은 어떻게 정리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아직 유럽은 반에 반도 못했고, 캐나다는 시작조차 못했는데..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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