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예비군훈련이 있던 날이었다.
아침부터 늦잠을 자버려 부랴부랴 군복을 챙겨 입고 훈련장에 갔다.
입소식을 마치고 실내에서 정신교육을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잠이 부족한터라 잘됐구나 하면서 자기 시작했다.
원래 예비군훈련에서 정신교육시간은 자라고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 조교 애들이 5분단위로 돌면서 깨운다.
진짜 '이것들이 나를 고문하는 구나.' 하는 기분이었다.
천안함 사건이니 연평도 사건이니 해서 요즘 예비군훈련이 빡세졌다고 들었는데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침부터 일진이 좋지 않으니 오늘 훈련은 힘들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교육을 마치고 그 다음은 사격훈련.
난 원래부터 운동신경도 좋지 않고, 군대도 의무소방을 나와서 사격 실력이 형편없다.
이미 지난 4번의 사격훈련을 통해 나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과녁도 잘 보이지 않고 해서 오늘도 늘 그랬던 것처럼 대충 느낌으로 쐈다.
근데 확인해보니 나름 결과가 좋다.
조교도 결과를 보더니 이름을 적으란다.
사실 이때 느낌이 왔지만 내 뒤에 나보다 잘 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혹시나 했다.
보통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퇴소식은 짜증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까 사격에서의 일 때문에 오늘은 퇴소식이 그렇게 기다려지는 것이다.
마침내 퇴소식.
그리고 난 진짜 교육우수자로 호명됐다.
단상에 나가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기념품을 받았다.
매일 누군가는 받는 상이지만 상이란 언제든 받으면 기분 좋은 법이다.
집에 가니 어머니도 니가 어떻게 하면서 신기해하신다.
어이가 없어서 연신 웃으신다.
나도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신기하긴 하다.
나에게도 이런 날이 있다니..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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