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상황실에서 근무를 서고 있었다. 갑자기 울리는 구조출동 벨소리. “구조출동, 구조출동 동작구 사당2동... 투신한 상태... 동작에서는... 지휘차......”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비위가 약한 난 촬영보직을 맡은 후부터 늘 걱정을 한다. 두 달 가량 남은 소방서 생활동안 교통사고, 투신자살, 화재로 인한 죽은 사람을 보는 것, 촬영하는 일이 없기를.. 그동안은 잘 넘어 왔지만 오늘 일이 터진 것이다. 자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벌써 투신한 상태라고 하지 않나. 무거운 마음으로 지휘차에 올랐다. 현장까지의 거리는 소방서에서 상당히 멀었고, 아침시간이라 차가 많이 막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고, 인근 구급차가 우리가 도착하기 전 투신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는 소식을 무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현장에 도착하니 벌써 상황은 종료되었고, 부러진 나무가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경찰에 의하면 투신한 할머니는 무려 11층에서 떨어졌는데도, 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빨리 쾌유하시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긴장했던 구조출동이 끝났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