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대표적인 건축물은 단연 피라미드다. 나도 이번 여행지로 이집트를 선택한 이유도 그저 피라미드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3대 피라미드는 카이로에서 서쪽으로 13km 떨어진 기자에 있다. 카이로에서는 타흐리르 광장 서쪽에서 버스를 타고 가든지, 사람을 여럿 모아 택시를 하루 대절해서 기자뿐만 아니라 사카라, 다슈르 피라미드까지 둘러보고 오기도 한다.

나는 사람을 모으지 못해 택시를 대절하지 못하고 버스를 타고 기자로 향했다. 버스는 피라미드와 가깝게 서는 버스와 반대편 스핑크스 쪽으로 서는 버스가 있는데 내가 타고 간 버스는 스핑크스 쪽에서 정차했다.

표를 사고 낙타 호객꾼들을 물리치고 스핑크스 앞으로 향했다. 아쉽게도 뿌연 먼지 때문에 시야가 좋지 않아 아쉬웠지만 눈앞에 펼쳐진 장관 앞에서 그런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약 4500년 정도 이전에 만든 이 140m가 넘는 거대한 건축물을 보면 내가 한없이 작아 보인다. 그저 감탄사만 연발할 수밖에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핑크스와 카프라 왕의 피라미드
카프라 왕의 피라미드는 이집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라미드로 불린다.

기자 피라미드 군은 상당히 넓다. 스핑크스를 지나 먼저 가장 거대한 쿠푸 왕의 피라미드, 그 옆에 가장 아름다운 피라미드로 불리는 카프라 왕의 피라미드, 그리고 마지막으로 멘카우라 왕의 피라미드까지 걸어가는데도 벌써 2km 정도는 걸은 것 같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반사막지대여서 더웠기 때문에 걷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문득 여름에 방문하는 사람은 어떻게 다닐지 궁금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쿠푸 왕의 피라미드
돌 하나의 높이가 1m도 넘어보였다.
사람이 앉아있었으면 비교가 됐을 텐데.. 아쉽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 어떤 곳에서는
피라미드의 돌을 정으로 깨서 판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상부에 화강암이 덮여 있는 카프라 왕의 피라미드와 뒤에 보이는 쿠푸 왕의 피라미드
영화 트랜스포머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멘카우라 왕, 카프라 왕, 쿠푸 왕의 피라미드가 차례로..
거대한 피라미드 주위에 작은 피라미드는 왕비의 피라미드다.

각 피라미드는 내부로도 들어갈 수 있다. 쿠푸왕은 인원 제한이 있어서 개관하자마자 곧 표가 동난다고 한다. 들어가 볼까도 했지만 벌써 체력이 바닥났고 들어가 봤자 어두컴컴한 동굴이라 별로였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밖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대신 낙타를 타면서 피라미드를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 가격흥정에 들어갔다. 인터넷이나 가이드북에 낙타나 말, 당나귀 등의 흥정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고 쓰여 있다. 가격을 흥정해도 나중에는 바가지를 씌우는 일은 흔하고, 여자인 경우 심지어 낙타에서 내려주지 않으면서 돈을 달라고 협박한다고 한다. 그런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좀 걱정이 됐지만 여기까지 와서 낙타를 타고 피라미드를 보지 않으면 너무나도 아쉬울 것 같았다. 게다가 우리는 남자만 세 명이었고, 혹시나 낙타에서 내려주지 않으면 뛰어 내릴 작정이었다. 결국 우리는 낙타를 타게 되었고 기자 피라미드 군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여행을 마무리하기로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멘카우라 왕의 피라미드 옆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낙타몰이꾼들
우린 여기서 흥정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낙타를 타고 가면서 한 컷.
인도에서 엉덩이가 까지도록 낙타를 탔지만 역시 재미있다.
터덜터덜 움직이는 낙타 위에서 바라보는 피라미드,
이번 여행 최고의 순간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멘카우라 왕의 피라미드 보다 한참 더 서쪽에 있는 파노라마 포인트에서..
기자 피라미드 군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장소라고 한다.
2011/07/29 01:11 2011/07/29 01:11
Posted by 승호

트랙백 보낼 주소 : http://nefinita.com/trackback/449

댓글을 달아주세요

  1. 김정훈
    2011/08/01 16:1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넌 뭐 계속 지쳐있냐 ㅎㅎㅎㅎ
    • 승호
      2011/08/02 03:03
      댓글 주소 수정/삭제
      사진은 피라미드가 작아보여도 진짜 커서..(피라미드 주변에 점들이 사람이야.)
      스핑크스에서 멘카우라 왕의 피라미드까지 직선거리만도 2km는 넘는데
      거기를 돌면서 갔으니 그 땡볕에 5km는 걸은 것 같다.
      결국 멘카우라 왕의 피라미드에서는 퍼졌지.ㅋㅋ
  2. ice무리
    2011/08/21 00:0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정말아름답네요
    • 승호
      2011/08/21 01:11
      댓글 주소 수정/삭제
      정말 멋진 곳이었는데 사진은 그걸 반도 못 표현해서 아쉬워요.
      실제로 보면 그 웅장함에 압도당하거든요.^^

<< PREV : [1] : ... [86] : [87] : [88] : [89] : [90] : [91] : [92] : [93] : [94] : ... [524] : NEXT >>

BLOG main image
by 승호

공지사항

카테고리

전체 (524)
끄적끄적 (111)
훈민정음 (43)
찰칵 (111)
여행기 (131)
맛집 (13)
감상 (13)
웃어요 (29)
이것저것 (14)
SFU (43)
WHO (16)

최근에 달린 댓글

태그목록

글 보관함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1470319
Today : 1005 Yesterday : 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