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월식

2011/12/11 01:57

대학교 친구들과 송년회를 마치고 버스를 기다리던 길이었다. 옆에 있던 여자가 하늘을 보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제야 내가 무언가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침에 뉴스를 보는데 오늘이 11년 만에 개기일식을 하는 날이라는 기사를 봤다. 이런 정보를 몇 달 전부터 미리 찾아보지는 않지만, 우연이라도 알게 되면 챙겨서 보는 성격이라 개기월식이 절정인 11시 32분경에는 꼭 하늘을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월식, 혜성, 유성우 같은 밤하늘의 축제는 보는 것 자체로도 황홀하고 낭만적이기 때문에 더욱 챙겨보려고 한다. 게다가 자주 있는 일도 아니어서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되면 몇 년씩 기다려야하니까.. 참고로 다음 개기월식은 2018년에 있다고 한다.

기숙사에 돌아오자마자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최대 망원이 70mm라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거지.

개기월식은 태양-지구-달 계에서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서 완전히 가려지는 현상이다. 그래서 달이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순간은 그믐달처럼 하늘이 깜깜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달이 완전히 가려지는 순간은 붉게 물든 어두운 둥근달로 보였다. 이는 지구 대기에 굴절된 햇빛이 달에 반사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한다. 달의 모양이 변하는 것도 신기하고, 평소에 볼 수 없는 붉게 물든 둥근달도 신기하다. 게다가 하늘도 깨끗하고 ‘별의 축제’라고 불리는 겨울이라 화려한 1등성들이 많아 하늘을 보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이렇게 1시간가량을 사진도 찍고 하늘도 바라봤다.

근데 시험공부는..ㅠ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붉게 물든 보름달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숙사에서 바라본 개기월식
달 아래는 삼태성으로 유명한, 화려한 겨울 별자리 오리온자리가 보인다.
2011/12/11 01:57 2011/12/11 01:57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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