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루오전을 다녀오기 전에는 루오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다. 단지 거친 붓 터치로 그리스도의 그림을 그린 화가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벽에 붙어있는 루오전 포스터를 보는 순간 이 화가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고 지난 1월 예술의 전당을 다녀오게 되었다.

사실 나는 ‘그리스도의 얼굴’ 그림을 보고 그를 야수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시회를 둘러보면서 그의 그림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양한 미술사조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고 느꼈다. 내가 알고 있던 ‘그리스도의 얼굴’과 같은 야수파의 특징이 나타나는 그림은 그의 후기작품에 나타나고, 젊은 시절의 그림에서는 표현주의나 입체주의 같은 그림이 많았던 것 같다.

“20세기 전반에 마티스와 피카소의 명성을 뛰어넘는 당대 최고의 작가로 인정받았던 조르주 루오(Georges Rouault, 1871-1958)는 야수파, 입체주의, 표현주의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고집하여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특한 화풍을 이루어낸 프랑스의 화가로, 다수의 전시를 통해 프랑스 안에서는 물론 유럽 전역과 아메리카, 일본에서 미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20세기 현대미술의 대명사이다.” -팸플릿에서

그의 그림은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고집하여 야수파, 입체주의, 표현주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화풍을 이루었다고 한다. 글쎄.. 미술사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전시회를 보고 개인적으로는 자신만의 화풍을 이루었다기보다는 다양한 화풍의 특징을 적절히 조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한 경험에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그림의 윤곽선을 굵고 진하게 그린 것은 그의 그림만의 독특한 특징인 것 같다.

이번 전시회는 4가지 주제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전시 주제는 <서커스>다. 서커스에서 특히 광대는 익살스러운 분장 속에 감춰진 애환이라는 주제가 화가들의 영감을 자극하기 때문에 많은 그림의 주제가 된다. 루오 역시 광대에 대한 연민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같다. <서커스>는 루오의 초기 그림을 많이 전시하고 있는데 약간은 무거운 색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특징인 두꺼운 윤곽선을 사용한 그림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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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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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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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당한 광대

두 번째 주제는 <미완성 작품>이다. 루오가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아틀리에에서 나온 작품을 부인 마르뜨 루오와 그의 자녀들이 프랑스 정부에 기증한 작품들이다. 루오는 완벽주의자로 널리 알려져 그의 미완성 작품은 그리다 만 것이 아니라 작가 자신이 만족하지 못해 미완성으로 남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커스>와는 다른 화풍의 그림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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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을 들고 있는 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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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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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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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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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여정이 아름다울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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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야경 (녹색과 황색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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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녹색 실루엣, 분홍 배경)

세 번째 주제는 루오의 판화 연작 <미제레레>. <미체레레>는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지만 나에게는 그다지 관심을 끄는 주제는 아니었다. 마지막 주제는 <후기작품>이다. <후기작품>에는 우리가 흔히 루오하면 떠올리는 작품들이 있다. 초기의 그림과도 많이 달라져 강렬한 색체와 거친 붓 터치의 그림을 볼 수 있다. 또한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감이 두꺼운 층을 이루고 있어 입체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도 ‘그리스도의 얼굴’과 ‘베로니카’ 같은 마음에 드는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이번 전시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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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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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2010/02/27 01:59 2010/02/27 01:59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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