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e Terrace

 | WHO
2013/05/20 17:04
바나우웨의 라이스 테라스(Rice terrace)는 프랑스 몽 생 미셸(Mont Saint Michel)처럼 사진을 보는 순간 꼭 가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곳이다. 계단식 논은 물론 한국에도 있지만 논두렁의 길이가 지구 반 바퀴에 달한다는 바나우웨의 라이스 테라스는 얼마나 장관일까 기대가 컸다.

라이스 테라스는 마닐라에서 버스로 10시간 떨어진 바나우웨에 있다. 가는 길이 힘들다보니 어디든 함께 했던 WPRO 인턴들도 라이스 테라이스 가는 거에 대해서는 ‘예전에 다녀왔다.’, ‘바기오 가는 것도 힘들었는데 바나우웨는 절대 못 간다.’ 등등 모두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결국은 혼자 갈 생각으로 바나우웨 여행을 준비했다.

운이 좋게도 바나우웨로 떠나는 날, 그날 첫 출근한 아무것도 모르는 인턴을 감언이설로 꼬드겨 여행을 같이 가게 된다. 너무 갑자기 떠나게 된 바람에 티켓을 예약하지 못해 생전 들어보지 못한 'Center Seat'에 앉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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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Center Seat'
플라스틱의자를 통로에 놓고 앉으란다.
불편한 것도 불편한 거지만 자다가도 매 휴게소마다 일어나야 하는 게 짜증!!
그리고 버스는 왜 그렇게 춥던지.. 에어컨 온도 조절이 안 된다고..
내가 이정도니 현지인들은 어떻겠나?
버스 안에서 털모자와 두꺼운 점퍼 입고 있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밤 버스를 타고 10시간을 달려서 도착한 바나우웨.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모습에 차분한 아침공기가 마음에 들었다. 바나우웨에서도 라이스 테라스를 볼 수 있지만 내가 생각했던 그런 장관을 보려면 뷰포인트로 이동해야했다. 뷰포인트는 바타드에 있는데 여기 역시 바나우웨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한다. 라이스 테라스 여행은 고생의 연속이라고 젊은 사람이나 해야 한다더니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밤새 버스를 타며 지친 몸을 차 한 잔으로 잠시 풀어주고 바로 바타드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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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바나우웨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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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타드로 이동하는 길에..
나 역시 이들처럼 버스 지붕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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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타드 가는 길에 종종 보이는 라이스 테라스
아직 모내기가 되지 않아 황토색 속살이 드러나 있다.
싱그러운 녹색의 논을 기대했던 난 살짝 실망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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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타드에서 뷰포인트로 가려면 또 한 시간가량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 동안 돌아오는 길이 걱정됐다던..
뷰포인트로 가는 동안 만났던 현지인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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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타드로 같이 가며 놀았던 필리핀 친구들
밤에 숙소에서 별을 보며 술 마시며 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는..
비가 오는 바람에 필리핀 스타일(?) 비옷을 만들어 입었다.
물론 나도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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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라이스 테라스!!
사진은 그 웅장한 모습의 절반도 담지 못해 아쉽다.

라이스 테라스는 1995년에 유네스코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이며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다. 바나우웨는 필리핀의 소수 산악 민족인 이푸가오(Ifgao)족이 사는 곳으로 라이스 테라스는 이푸가오족에 의해 2000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길이가 무려 22400km에 달하는데 이는 지구 반 바퀴에 해당한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라는 별칭을 지닌 만큼 그 녹색 계단은 장관을 이룬다.

이푸가오족에 대해 듣던 중 흥미로운 옛 풍습에 대해 들었다. 타부족에 대한 적개심이 강한 이푸가오족은 다른 부족의 목을 따와야 장가를 갈 수 있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일명 Head Hunting은 이푸가오족의 여가생활로 자리 잡고 있던 옛 풍습으로 지금은 세월이 흘러 사라졌지만 나 같은 여행자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짧은 여행을 하면서 고생도 무척했지만 그 장관을 본 것만으로도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젠 이런 여행을 하기에는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는..ㅠㅠ

2013/05/20 17:04 2013/05/20 17:04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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