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ut

 | WHO
2013/05/17 22:30

필리핀 친구들과 Batangas 해변으로 놀러갔을 때 일이다. 물에서 한바탕 신나게 놀고 쉬러 물 밖으로 나오니 필리핀 친구들이 우리를 위해 준비한 게 있다고 했다. 궁금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필리핀 친구들은 계란을 꺼내더니 게임을 한다고 했다. 계란을 깔 때 안에 공기가 있던 부분을 깨면 물이 흐르지 않는다고 한 번 그 부분을 찾아보라는 거다. 계란이 위아래로 뒤집어 보기도 하고 톡톡 쳐보기도 해서 그 부분을 찾았다. 그리고는 그 부분을 살짝 깨서 국물을 마시라고.. 그 때까지만 해도 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헐~!!”

국물을 다 마시고 계란을 까보니 이 말이 자연스레 나왔다. 이쯤에서 다들 눈치 챘겠지만 그 계란은 그냥 계란이 아닌 embryo가 들어있는 계란인 것이었다. 필리핀에서는 이것을 Balut이라고 부르는데 알 안에는 오리의 embryo가 들어있다. 필리핀 사람들이 흔히 즐기는 길거리 음식이라고 한다. 중국음식에서 알에 들은 오리요리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그것을 필리핀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더 큰 문제는 필리핀 친구들이 진심으로 이 embryo를 먹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가끔 우리 기준에 먹기 힘든 음식을 먹어야 할 때가 있는데 경험상 그런 음식을 거절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결국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yolk부분은 일반적인 계란과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embryo는 차마 씹을 수가 없어 그냥 삼켰다. 돌이켜보면 무슨 맛인지 씹어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그 때 아니었으면 언제 또 Balut을 먹어보겠나..

Balut을 먹으니 필리핀 친구들이 그저 계란 맛 아니냐며 좋아한다. 뭐, 나도 필리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들어준 친구들이 고마웠다. 하지만 그 때 결심한 게 있다. 필리핀 친구들이 한국에 오게 되면 꼭 산낙지와 번데기를 먹게 만들겠다고..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이 Balut이다!!!!
2013/05/17 22:30 2013/05/17 22:30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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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정훈
    2013/05/1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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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도 기왕이면 통째로 먹는 세발낙지로 ㅋㅋㅋ
    • 승호
      2013/05/20 16:59
      댓글 주소 수정/삭제
      맞아!!! 문화적 충격을 주려면 제대로 줘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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