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 중심부는 배낭여행자들이 찾는 저렴한 숙소가 몰려있는 타흐리르 광장 주변으로 형성되어있다. 아마도 타흐리르 광장이 어딘지는 잘 몰라도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던 장소로 워낙 뉴스를 통해 많이 보도가 되어 한 번쯤은 들어봤으리라 생각된다. 서울의 명동 같은 곳으로 현대식의 건물과 나름 세련된 이집트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씩은 꼭 가서 사먹었던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있는 EL ABD도 이곳에 있다.

무엇보다도 카이로 중심부에는 카이로 관광에서 빠질 수 없는 고고학 박물관이 있다. 전시물이 얼마나 많은지 대충 둘러보려고 해도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투탕카멘왕의 황금마스크가 있는 전시실과 역대 왕들의 미라 전시실이었다.

투탕카멘왕은 역사적으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왕이었다. 재위 3년 만에 18살이라는 나이에 죽어서 남겨진 업적은 전무하다시피 한 무명의 왕이었지만, 그의 무덤이 람세스 6세의 무덤에 입구가 가려지는 바람에 도굴을 피할 수 있었다. 이 무덤을 발견했을 때, 3000년 전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모든 부장품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 덕분에 엄청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고고학 박물관에는 투탕카멘의 전시실이 있는데 거기에는 그 유명한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가 있다. 11 Kg 황금으로 만들어진 이 마스크는 박물관 전시물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었다.

고고학 박물관에는 투탕카멘 전시실과 더불어 인상적이었던 미라 전시실이 있다. 이 미라 전시실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박물관 입장료 보다 비싼 입장료를 다시 내고 들어가야 한다. 전시실은 매우 단순하다. 그저 역대 왕들의 미라가 쭉 전시돼있다. 물론 얼굴이 공개된 채로.. 어찌 보면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조선시대를 예로 들자면 태조 이성계부터 유명한 왕들의 시신이 전시되고 있는 것과 다름없으니 말이다. 이집트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람세스 2세의 미라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투탕카멘의 미라는 여기서 볼 수 없는데 이 미라는 룩소르의 왕가의 골짜기 특별 전시관에 전시되어있다. 미라 전시실에 들어가기 위해서 추가로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 고고학 박물관에 갈 기회가 있으면 꼭 가보시길..

고고학 박물관의 전시물은 정말 많지만 관리가 너무 허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집트에 워낙 유물이 많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유물을 전시한다는 느낌보다는 창고에 쌓아둔 느낌이 든다. 게다가 이번 이집트 민주화 시위 중에 고고학 박물관의 유물이 도난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우리나라 문화재를 아니지만 이런 귀중한 유물이 잘 관리되고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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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 박물관
2011/02/26 17:11 2011/02/26 17:11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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