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우

2013/08/14 12:12

며칠 전부터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떨어진다는 뉴스 기사를 보며 몇 년 전 정선에서 밤하늘 가득한 별을 바라보던 추억이 떠올랐다. 수정헌 옥상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쏟아질듯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며 낭만에 젖고, 가끔 한두 개 떨어지는 유성을 보며 황홀해 했던 기억.. 쏟아지는 유성우를 보며 그 추억을 되살리고 싶었다.

유성우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 어두운 서울 근교로 나갈 계획이었지만 세상에 계획대로 되는 게 있나? 천문학을 전공한 홍균이한테 물어봤지만 어두운 곳일수록 좋다는 대답만 할뿐 적당한 장소를 알지 못했다. 홍균이도 아파트 옥상에서 볼 생각이라는 말을 듣고 결국 나도 아파트 옥상에서 보기로 하고(서울도 하늘이 좋은 날은 2등성까지는 보인다.)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오늘 밤하늘이 맑기를 기도하며..

새벽 세시. 돗자리를 들고 옥상으로 향했다. 다행히 서울의 밤을 빛나게 하는 네온사인도 많이 꺼졌고, 달도 지평선 아래로 숨은 뒤라 밤하늘은 생각보다 어둡고 구름도 없이 맑은 하늘이었다. 별을 보기 가장 적합한 하늘..

돗자리를 깔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한 10분쯤 바라봤을까? 정말 아!! 하는 사이에 보였다 사라지는 한줄기 빛. 첫 번째 유성이 떨어졌다. 빛과 어둠으로 만들어지는 세상에서 가장 황홀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 그래서 밤하늘별에 대한 낭만을 늘 품게 되는지 모르겠다. 분당 수십 개의 유성이 떨어지는 날이지만 서울에서는 간간히 떨어지는 유성 몇 개만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그 중 두 개는 불꽃놀이를 보는 듯한, 꼬리까지 타는 모습이 선명한 밝은 유성이었다. 그 유성을 보면서 소원도 빌고..

한 시간 가량, 누워 하늘을 바라왔다. 뭐라고 할까..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세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나만의 시간..

다시 하늘 가득히 반짝이는 별을 보러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줄기


2013/08/14 12:12 2013/08/14 12:12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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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은
    2013/08/18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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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멋찌네요. 한국에서도 저렇게 별이 ㅏㄴㅎ이 보이던가요. 오빠가 찍으신거애요?
    • 승호
      2013/08/19 04:17
      댓글 주소 수정/삭제
      아~ 사진출처를 안 남겼네.ㅎㅎ 사진은 유성우 떨어지던 날 찍은 사진 퍼온거야. NASA에서 찍었던 사진이던가?
      이렇게 많은 별을 보려면 망원경이 필요할걸? 근데 한국도 완전시골에 가면 어느 나라 부럽지 않게 많은 별을 볼 수 있어.ㅎㅎ
  2. 유성환
    2013/08/24 15:5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그날 유성봐야겠다는 생각도 못 했는데...ㅠ
    좋으셨겠다 ㅎㅎ
    • 승호
      2013/08/2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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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회는 언제나 있으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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