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목 수업 중에 ‘지질대사 질환의 분자생물학적 이해’라는 과목을 듣고 있다. 수업의 목적은 생체 내 지질대사과정을 이해하고 그 조절을 분자생물학적으로 이해하고, 콜레스테롤대사 장애로 인한 질환을 이해함으로써 지질대사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수업을 듣다가 문득 떠오른 게 있다. 오늘 수업의 주제인 PCSK9이라는 단백질은 LDLR의 수를 줄이기 때문에 혈중 LDL 수치를 높이게 된다. 혈중 LDL 수치가 높아지게 되면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생겨 동맥경화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등 우리 신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이 LDL이다.) 그렇기 때문에 PCSK9을 줄이게 되면 혈중 LDL 수치가 낮아지게 되므로 요즘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로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PCSK9이 없더라도 현재까지 어떤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하니 더욱 그럴 수밖에..
PCSK9이 우리 몸에 왜 존재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맞는지는 모르지만 나름의 이유를 생각해봤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우리는 늘 굶주려 왔기 때문에 우리 몸은 들어온 영양분을 저장하는 방향으로 적응되어 왔다. PCSK9는 그러한 용도로 쓰이기 위해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요즘은 저장하고도 넘칠 만큼 과도한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에 PCSK9처럼 예전에는 꼭 필요하던 조절 단백질이 이제는 필요 없는 혹은 치료의 대상으로 전락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PCSK9에 대한 나의 생각이 잘못됐더라도 만약 신체에 콜레스테롤 저장을 조절하는 단백질이 있다면, 이를 저해함으로써 콜레스테롤을 줄일 수 있다면 그 단백질은 분명 핫이슈가 될 것이다. 그런데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예전부터 문제가 됐던 질병일까? 대부분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원인은 필요이상의 음식물을 섭취하는 우리에게 있다. 즉, 현대에 와서 절제 없이 먹고 싶은 만큼 먹기 때문에 살이 찌고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해결은 간단하다. 적절히 먹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욕심껏 먹고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치료를 생각한다. 이런 현실을 오버스럽지만 확대해석해서 생각해본다. 과연 우리의 탐욕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의학을 이용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물론 비만치료는 돈이 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천문학적인 돈이 연구에 투입되고 과학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절제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욕심 때문에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과학이 단지 사람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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