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씨는 짜이와 더불어 인도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수일 것이다. 라씨를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라면 걸쭉한 요구르트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일반적으로 바나나나 망고 같은 과일을 넣어 먹는데 달콤하고 깨끗한 맛 때문에 계속 찾게 된다. 나 역시 라씨를 좋아해서 대부분의 도시에서 라씨를 마셨다. 기억에 남는 곳으로는 바라나시의 블루 라씨와 델리 빠하르간지 끝에 있는 라씨 가게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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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에 가게 되면 한번은 들르게 되는 곳.
아직도 전통적인 방법으로 라씨를 만드는 것 같다.
특히나 한국 사람들에게 있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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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하르간지를 걷다보면 멀리서부터 알아보고 사람 수만큼 손가락을 올린다.
현대식(?) 기계를 사용하고 걸쭉하지도 않지만 맛은 괜찮다.

바라나시에서 얻는 깨달음(?)이라 할까? 블루 라씨에서 라씨를 먹고 있었다. 라씨를 주문하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꼬마 뒤에 있는 주황색 토기 같은 그릇에 라씨를 담아준다. 라씨를 맛있게 먹고 있는데 그 쌓여진 토기들 사이로 쥐가 살금살금 지나다니는 것이다. 아마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쥐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 것이다. 그런데 내가 먹는 이 그릇이 쥐의 체취가 남아있는 것이라니.. 그 후 난 이곳에서 라씨를 먹지 않았다. 하지만 여행을 다니면서 생각을 했다. 어차피 어떤 음식점이나 숙소에 가도 쥐가 없는 것은 아니다. 쥐는 어디든 있지만 문제는 내가 있는 동안 그것을 보느냐 못 보느냐 차이지. 즉 나는 늘 쥐와 함께 먹고 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 토기 옆을 지나가는 동물이 쥐가 아니고 참새나 강아지였다면 내가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쥐가 더 비위생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더러운 건 매한가지다. 같은 동물인데 어떤 동물의 흔적이 남아있느냐에 따라 아무렇지도 않게 먹을 수 있고 또는 역겨워할 수도 있다. 아마 쥐라는 동물을 혐오하는 나의 편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참새를 혐오했다면 상황은 그 반대였을 것이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자기합리화를 하니 그 다음부터는 이런 상황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다시 바라나시에 돌아왔을때 난 블루 라씨에서 맛있게 라씨를 먹을 수 있었다.

2010/02/19 13:44 2010/02/19 13:44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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