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rdon 할아버지 집에서 만나 에든버러에서 같이 여행 다녔던 친구. 폴란드 출신인데 영국에 어학연수를 왔다 돌아가기 전에 잠깐 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어머니 조상 중에 동양인이 있어 동양적인 이미지가 풍기기도 한다. 스스로도 자신의 피에 칭기스칸의 피가 섞여 있다나 뭐라나.. 아무튼 나와 나이도 비슷하고 성격도 활달해서 같이 재미있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이 사진을 찍고 나의 발로 찍는 사진실력을 한없이 한탄했다.
Gordon 할아버지 집에서 만나 에든버러에서 같이 여행 다녔던 친구. 폴란드 출신인데 영국에 어학연수를 왔다 돌아가기 전에 잠깐 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어머니 조상 중에 동양인이 있어 동양적인 이미지가 풍기기도 한다. 스스로도 자신의 피에 칭기스칸의 피가 섞여 있다나 뭐라나.. 아무튼 나와 나이도 비슷하고 성격도 활달해서 같이 재미있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아마도 에든버러에 갔던 사람이라면 분명 이 할아버지를 본적이 있을 것이다. 버스나 기차가 도착하는 시간에 차를 몰고 나와 자신의 집에서 묵고 가라고 호객행위를 하시는 분이다. 나 역시 에든버러에 도착해 버스터미널에서 나오면서 이 할아버지를 만났다. 다짜고짜 예약한 숙소가 있느냐고 물으시더니 없으면 자기 집에서 가자고 하신다. 하루 숙박비는 13파운드에 아침은 ‘공짜’라는(할아버지는 한국어 몇 마디를 하시는데, 한국 사람들이 ‘공짜’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배웠다고 한다.) 말에 솔깃하긴 했으나 갑작스럽게 끌고 가려고 하니 왠지 믿음이 가지 않아 숙소를 찾는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약한 숙소가 있다고 하고 발길을 돌렸다.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사먹고 나오는 길에 다시 이 할아버지를 만났다. 이번에는 방명록을 보여 주시며 읽어 보라고 하셨다. 방명록에는 세계 각지의 여행객들이 남긴 글이 있었다. 물론 한국인 관광객들이 남긴 글도 있었다. 방명록을 읽어보니 최소한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어차피 정해진 숙소도 없는 처지라 할아버지를 따라가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재미있고 마음씨 좋은 분 같았다. 운전하시다 걷고 있는 여행객을 보면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본 후 태워주려고 하신다. 이 사람이 할아버지 집에서 숙박을 하든 말든 간에 말이다. 그리고 숙소로 데려가기 전에 에든버러 시내를 차로 한 바퀴 돌며 관광지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시는데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할아버지 집은 에든버러 구시가에서 걸어서 20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관광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위치적으로는 안 좋을 수 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자주 시내로 나가시기 때문에 같이 차를 얻어 타고 나가면 된다. 또 아침 일찍 버스나 기차를 타야 하는 상황이 되면 미리 얘기만 하면 시간 맞춰 역까지 차로 데려다 주시니 위치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이 할아버지 집에 머무르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스코틀랜드의 일반적인 가정집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적으로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게 아니라서 방에 침대만 여러 개 놓여있는 점만 다를 뿐 나머지는 일반 가정집과 다를 게 없다. 화장실이 한 개여서 아침 사람들이 몰릴 시간이 되면 불편하긴 하지만 스코틀랜드의 가정집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불편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난 이런 분위기를 중요시 생각한다.)
혹시나 나중에 에든버러에 가서 숙소를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면 할아버지 집에서 하루 묵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듯하다. 이 할아버지 덕에 이런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많이 사라지게 되었다. 이런 경험 때문에 나중에 헝가리에서도 노란 아주머니의 집에서 머물 수 있게 되었다.
스코틀랜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스카치위스키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에든버러여행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고려했던 것도 이 스카치위스키 박물관이었다. 스카치위스키가 워낙에 세계적으로 유명해서 과연 어떨까 기대를 많이 했지만 아쉽게도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좋아하지 않다보니 그리 기억에 남는 투어가 되지 못했다. 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시음을 하는 바람에 스카치위스키에 대한 관심도가 확 떨어져 버려 투어 내내 흥미가 없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난 지금 투어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만약 투어의 마지막에 시음을 했다면 달랐을 텐데..
나는 원래 독한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전에 집에서 발렌타인 30년산을 몰래 갖고 나와 친구들과 마신 적이 있다. 좋은 술이라고 해서 마시긴 했는데, 독한 술임에도 그렇게 독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점 빼고는 왜 좋은 술인지 모르고 마셨다. 오히려 나에게는 3만 원 정도 하는 와인 ‘몬테스 알파’가 더 맞는 것 같다. 하긴 위스키 보다 약한 소주도 독하다고 좋아하지 않으니.. 하지만 스카치위스키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것을 보면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나와 맞지 않는 것뿐이지..
거기서 위스키를 음미하는 법 5가지를 적어왔다.
The five steps to appreciating scotch whisky
Color
Is your whisky light gold, bright copper or rich amber in color?
Body
Does your whisky have a light, medium or full body?
Nose
What aromas do you recognize when you nose your whisky- is it malty, smoky, fruity, chocolatey?
Palate
What characteristics do you notice on the palate - is it softly sweet, rich and fruity, or peppery and spicy?
Finish
Does the flavor remain for a long time or does it disappear quickly?
전에는 이 질문에 대한 의미와 답을 모두 알았는데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저 여기서 시음하고 기념품으로 받은 예쁜 컵만이 내 방을 장식하고 있을 뿐이다.
에든버러는 정말이지 매력적인 도시이다. 구시가를 거닐고 있으면 체코의 프라하나 이탈리아의 피렌체와 같이 마치 시간을 거슬러 200~300년 전 유럽에 와있는 기분이 든다. 그만큼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원래 예정에 없던 도시였고, 저가항공사를 이용하기 위해 글래스고에 가는 길에 우연히 들르게 되었지만 만약 모르고 지나쳤으면 정말이지 많이 후회했었을 것이다. 또한 에든버러는 유럽의 4대 음악제로 꼽히는 에든버러 음악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중후하고 고풍스러운 도시의 매력과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홀리루드 공원에서 내려와 지나게 된 홀리루드 궁전. 엘리자베스 여왕이 스코틀랜드를 방문할 때 머무는 곳이라고 한다. 들어가 볼까도 했지만 런던 탑과 윈저 성을 방문해서 그런지 그리 들어가고 싶지가 않았다. 그렇게 밖에서 한번 보는 걸로 패스~
다시 시가지로 돌아와서..
에든버러 성과 홀리루드 궁전을 연결하는 길이가 1마일이나 돼서 Royal Mile이라 불리는 길이 있다. 구시가를 가로 지르는 이 길은 조금은 무거운 느낌이 들지만 고풍스러운 에든버러의 느낌을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생각된다. 길가에 늘어서 있는 하늘색의 스코틀랜드 국기도 인상적이고.. 에든버러를 돌아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중 한곳이다.
Royal Mile을 둘러보고 다시 국립미술관으로..
에든버러 시내관광의 마지막으로 찾아본 에든버러의 명물, 바비 동상. 가이드 책에 의하면 이 개는 주인이 죽자 14년 동안이나 주인의 무덤을 지키다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동상으로 세워졌고 에든버러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고.. 난 속으로 주인 무덤을 지켰다고 이렇게 유명해지면 ‘오수의 개’가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면 어떤 대접을 받았을까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혼자 웃었다.
에든버러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풀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홀리루드 공원이었다. 내가 그곳을 제일 먼저 찾은 이유는 전망이 좋고 천천히 산책하기 좋은 곳이라는 인터넷의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사실 홀리루드 공원은 유명 관광지라기보다는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된다. 높이도 그리 높지 않아 바람을 맞으며 운동 삼아 천천히 산에 오르기에 좋아 보인다.
처음 유럽여행을 계획할 때 에든버러는 계획에 없던 도시였다. 원래의 계획은 런던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나 벨기에로 가서 유럽대륙을 시계방향이나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이었다. 하지만 계획을 짜던 중 노르웨이에서 온 룸메이트, Henrik이 노르웨이는 꼭 가봐야 한다고 해서 유로스타 대신 글래스고에서 출발하는 저가항공사를 타고 노르웨이로 넘어가기로 했다. 그러면서 스코틀랜드로 가게 된 기회에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에도 잠시 머무르기로 했다. 이렇게 에든버러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런던에서 에든버러로 가는 방법으로 기차와 버스가 있었다. 런던에서 에든버러까지는 버스로 약 8시간정도 걸리는데 야간버스를 이용해 시간도 절약하고 숙박비도 아낄 겸해서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런던에서 마지막으로 뮤지컬 'Wicked'를 보고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런던의 밤거리를 보며 잠이 들었다. 다음날 잠에서 깨어나 밖을 바라보니 런던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목가적이고 동화적인 아름다운 시골풍경. 내가 어려서부터 생각했던 그런 유럽의 시골 풍경이었다. 이런 풍경을 본 것만으로도 에든버러 여행의 가치는 충분했다고 생각했다. 기분 좋은 시작이었다.
런던을 떠나기 전 런던 근교 중 한 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중 후보에 오른 곳은 윈저,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이렇게 세 곳. 한동안 고민하다 선택한 곳은 윈저. 후보지 세 곳 중 런던에서 제일 가깝고 내가 서 있던 곳에서 가장 이동하기 편한 이유 때문이었다.
윈저를 가기 위해서는 기차를 이용할 수도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나는 그린 라인 코치스테이션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을 택했다. 그린 라인 코치스테이션은 빅토리아 역 뒤, 또는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 대각선에 있는 건물에 위치한다. 그 주번에 가면 주차된 그린 라인 버스를 볼 수 있는데 티켓 판매소를 못 찾겠으면 버스기사에게 물어봐도 된다. 건물에 들어가면 그린 라인 버스 티켓 판매소에서 표를 구입할 수 있고, 버스 시간을 알 수 있다. 버스 번호는 기억나지 않지만(티켓 판매소에 가면 알 수 있다.) 왕복차비는 12파운드였다.
윈저를 방문하는 주된 이유는 900년 역사의 윈저 성을 보기 위해서다. 만약 내가 이 성에 대한 역사적 배경에 관심이 있었다면 의미가 있는 여행이 됐겠지만 아쉽게도 윈저 성 투어는 그리 흥미롭지도 신선하지도 않았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세계 최대 규모라는 윈저 성은 내 취향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차라리 케임브리지에 가서 펀팅 투어를 했으면 더 기억에 남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반나절 동안의 짧은 윈저여행을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왔다. 원래는 이튼 칼리지(Eton College)까지 둘러볼까 하다가 도시에 흥미가 사라져서 생각보다 일찍 버스에 오르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 재미없어 했던 윈저였지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이곳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제 난 에든버러로 간다.
4일간의 런던여행.. 짧은 기간 탓에 좀 더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이런 아쉬움이 있어야 다시 찾을 기회가 있지 않겠냐고 스스로 위안을 한다. 우리에게 인식되어 있는 영국 이미지 때문인지 내가 느낀 런던은 세련되면서도 고풍스런 이미지였다. 물론 이런 이미지 역시 만들어진 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한 문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다음에 영국을 찾을 기회가 온다면 여유 있게 사진을 찍으며 도시를 거닐고 싶다. 또 저녁에는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을 보고.. 또 솔즈베리의 스톤헨지를 보러가고.. 또.. 또..
런던에서의 마지막 날은 켄징턴의 박물관을 주로 둘러봤다. 런던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대부분의 박물관이 무료라는 것이다. 내셔널 갤러리나 대영 박물관 같은 경우는 입장료가 비싸다 하더라도 들어갈 텐데, 주머니가 가벼운 배낭여행객 입장으로서는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이날 둘러본 과학박물관, 자연사박물관, 빅토리아 & 앨버트 박물관 역시 무료다.
영국에서의 마지막 날 이동 반경은 얼마는 되지 않지만 무척이나 걸었다. 예전 워싱턴D.C.의 몰 주변의 수많은 박물관을 돌아다닌 걸 생각하면 이건 새 발의 피지만..
셜록 홈스 박물관
마담 투소 인형관
Piccadilly Circus 옆으로 보이는 길이 Regent Street
가장 영국적인 거리 Regent Street에서 - Tiffany
가장 영국적인 거리 Regent Street에서 - Chanel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본 자전거 행렬
무슨 행사인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