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 미술관은 오슬로를 여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다. 당시 표현주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고 또 뭉크라고 하면 미술교과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의 대표작 'The Scream'을 떠올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것도 중학교 미술책에서 보고 이런 그림은 나도 그리겠다고 생각했던 엉뚱한 기억. Madonna The Scream
유럽여행을 가기 전에도 가끔 미술관을 가기는 했었다. 그때는 미술관을 즐겨서 갔다기보다는 일상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위해서였다. 마치 영화만 보다가 가끔 연극을 보는 것처럼. 하지만 뭉크 미술관에서 'The Scream'을 보면서 이래서 사진이 아닌 실제 그림을 보기 위해 미술관을 가는 거구나 하고 느꼈던 것 같다. 'The Scream'을 사진으로 봤을 땐 만화 같고 재미있는 그림이네 하는 정도의 느낌만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작가의 불안한 정서가 그림에 들어나는 것 같았다. 원래 표현주의가 외부 세계를 충실히 묘사하기 보다는 작가의 내면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표현주의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던 내가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을 보면서 이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인지를 알 수 있던 대목이다. 만약 미술관에 가지 않았다면 이런 것을 절대 보지 못했을 것이다.(이런 충격은 스페인에서 달리의 그림을 보고 또 한 번 받게 된다.) 사실 이것을 계기로 미술관을 즐기게 되었다.
뭉크 미술관은 다른 미술관과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인상파나 르네상스 그림은 화려한 색체나 외부 세계를 이상적으로 재현하는 것으로 감동을 느끼게 하지만 표현주의는 아까 말했듯이 그림이라는 시각적인 장치를 통해 사람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평소에 접할 수 없었던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오슬로에 갈 기회가 있거든 뭉크 미술관을 잊지 않고 방문하길 적극 추천한다. 입장료 35kr이 전혀 아깝지 않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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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에서 이틀이나 있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들은 별로 없었다. 분명히 예쁜 도시기는 하지만 유럽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오슬로만의 특징적인 무언가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쉰다는 기분으로 천천히 도시를 걸어 다녔던 것 같다.
국회의사당
카를 요한스 거리 I
한국의 명동처럼 레스토랑과 상점들이 많아 사람이 분비는 곳이다.
카를 요한스 거리 II
오슬로 대학
시청사
시청사 앞의 선착장
이곳은 모습은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배낭여행을 하다보면 여러 도시를 보고 싶은 욕심에 도시마다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을 머무르게 된다. 기간도 짧은데 그 도시의 모든 것을 다 보려고 하면 정말 눈도장만 찍고 돌아다니는 여행이 되기 때문에 그 도시에서 내가 관심이 있는 것들 몇 가지를 여유를 가지고 보는 절충안을 내놓게 되었다. 예를 들어 베를린하면 베를린 장벽,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위주로 보고 나머지는 시간이 남으면 보고 아니면 마는 식이다. 이번 노르웨이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보고 싶은 1순위는 노르웨이 여행의 하이라이트, 피오르드 투어였다.
노르웨이에는 송네, 하르당에르, 예이랑에르, 뤼세 피오르드 이렇게 4개의 유명한 피오르드가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이 송네 피오르드이다. 세계에서 가장 길고 오슬로와의 접근성도 좋아서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경치가 좋기로는 송네 피오르드 보다 뤼세 피오르드가 좋다는 말은 들었지만 세계에서 가장 길다느니 가장 높다느니 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중요시 하는 나이기 때문에 송네 피오르드 투어를 결정하게 된다.
송네 피오르드 투어는 베르겐에서 출발해 송네 피오르드를 거쳐 오슬로로 가는 코스와 그 반대 코스가 있다. 티켓은 기차역에서 구입할 수 있고 유레일 패스를 같이 제시하면 할인이 가능한 구간은 할인받을 수 있다.
피오르드는 그랜드 캐년 같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자연의 힘에 감탄하게 되는 곳이다. 사진은 실제 풍경의 반도 표현하지 못한다. 물론 나의 사진 실력에도 문제가 있지만..
갈매기 때
여행객들이 먹을 것을 자주 줘서 그런지 투어 내내 페리를 따라다녔다.
과자를 얻어먹는 갈매기
평화로운 시골마을
나이가 들어 남은여생을 보내고 싶은 아름다운 곳이다.
선장 할아버지
손에 들고 있는 컵에 폭포에서 떨어지는 빙하수를 받아 주신다. 빙하수를 맛 볼 수 있다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지만 맛은 글쎄.. 물은 물이다.
피오르드 풍경 I
피오르드 풍경 II
피오르드 풍경 III
피오르드 풍경 IV
피오르드 투어를 마치며..
이제 기차를 타고 오슬로로..
승무원들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Alexander
피오르드 투어 내내 함께 했던 스웨덴 친구.
베르겐은 여행이 목적이었다기보다는 송네 피오르드 관광기차의 출발지였기 때문에 들르게 되었다. 아침 일찍 도착해서 열차를 기다리는 몇 시간 동안 마을을 둘러보았는데 평화롭고 아기자기한 시골마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나중에 TV에서 보니까 낮이 되면 상당히 활기 넘치는 마을인 것 같았다. 해산물 요리도 무척이나 맛있어 보이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둘러보고 싶은 곳이다.
브뤼겐(Bryggen)
브뤼겐 거리의 독일식 목조 가옥
시장
낮이 되면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변한다.
베르겐 마을 풍경I
베르겐 마을 풍경II
유럽여행을 계획할 때 여행일정에 노르웨이를 넣게 된 이유는 단지 노르웨이에서 온 기숙사친구 Henrik이 꼭 가보라고 해서였다. 매사에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편인 난 유럽여행을 하면서 북유럽을 보는 것도 나쁠 것 없다고 생각해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이렇게 북유럽 세 나라를 여행일정에 넣게 된다. 북유럽을 여행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기차로 이동하려면 독일이나 네덜란드에서 덴마크를 통해 들어가서 다시 덴마크를 통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여행 일정이 필요이상으로 길어지게 된다. 그래서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끼고자 Glasgow-Olso 노선의 저가항공사를 타기로 했다. 덕분에 에든버러를 관광하게 되고..
아무튼 난 이런 이유에서 저가항공을 타고 영국을 떠나 노르웨이로 향하게 된다.
저렴한 요금 대신 서비스는 거의 없다.
기내에서는 물도 사먹어야 한다.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생각지도 못하게 얻게 된 행운이 피오르드를 하늘에서 보게 된 것이다. 정말이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대자연의 위대함에 감동을 받게 된다. 눈앞에 펼쳐진 장관에 감탄하가다 사진 찍는 것도 잊을 정도로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