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부호의 아들로 태어나 8세의 나이에 고아가 된 유리.
지바고는 그로메코가에 입양되어 성장하고, 의사가 된 그는 그로메코가의 딸 토냐와 결혼을 약속한다.
반면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한 라라는 러시아 고위법관인 코마로브스키와 원치 않는 관계를 지속하지만,
이에 환멸을 느끼고 새해 전날 밤 무도회장에서 코마로프스키에게 총을 겨눈다.
여기서 라라를 마주친 유리는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멈출 수 없지만,
사라져 버린 그녀를 뒤로한 채 토냐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
2년 후, 라라는 혁명가인 연인 파샤와 결혼을 하지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자 상처받은 파샤는 군에 입대한다.
1941년 1차대전이 일어나고 군의관으로 참전한 유리는 남편을 찾아 종군간호부가 된 라라와 우연히 만나게 되고,
이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1차 대전이 끝나고 유리는 모스크바로, 라라는 자신이 태어난 유리아틴으로 떠난다.
전쟁 후 혁명정부가 수립된 러시아에서 더 이상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유리와 그의 가족은 토냐의 고향인 유리아틴으로 떠난다.
라라가 그곳에 있는 것을 알지만 선뜻 다가갈 수 없던 두 사람은 결국 다시 만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토냐와 라라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던 유리는 라라의 관계를 알게 된
라라의 남편이자 빨치산 간사인 파샤의 지시로 빨치산캠프로 끌려가 그들과 함께 생활한다.
그곳에서 얼마 동안 있다 자신의 끔찍한 모습을 깨달은 유리는 그곳을 벗어나는데 성공하고 쓰러진 그를 라라가 발견한다.
붉은 군대가 통제하는 유리아틴, 이미 유리의 생사를 알 수 없었던 그의 가족은 러시아를 떠났다.
이제 단 둘뿐인 유리와 라라,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지만 라라를 위하여 그녀를 곁에서 떠나 보낸다.
아무튼 오랜만에 다시 뮤지컬을 보게 되었다. 이번에 찾은 뮤지컬은 닥터 지바고.
공연이 시작하고 처음 얼마간은 너무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대형뮤지컬을 보면 화려한 시각적인 요소나 청각적인 요소가 많이 등장한다. 무대에 탱크가 등장한다든지, 천장에 매달려있던 샹들리에가 떨어진다든지, 또는 소름끼치는 고음을 낸다든지.. 영화로 비유하자면 스타워즈나 아바타 같다고나 할까? 이런 화려하고 자극적인 요소 때문에 쉽게 빠져들게 되지만 그런 요소가 사라지면 금방 지루해지기도 한다. 실제로도 많은 뮤지컬을 보면서 인터미션 시간정도 되면 좀 지루해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닥터 지바고는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공연을 보는 동안 지루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자극적으로 들리거나 보이는 무대가 아닌 주인공들의 미묘한 감정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이야기 전개 때문이지 않나 싶다. 이건 포레스트 검프 같은 한편의 잔잔한 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뮤지컬 ‘닥터 지바고’는 유리 지바고와 라라와의 슬픈 사랑이야기다. 각자의 배우자에게서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를 서로에게서 발견하고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은 떠나야 하는.. 또한 자기만의 방법으로 라라를 사랑하는 두 남자. 잔잔한 음악과 함께 깊은 여운이 남은 뮤지컬이다.
냉소적으로 본다면 ‘사랑과 전쟁’과 다를 바 없긴 하지만.. 잠시나마 아름다운 사랑 속으로 빠질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