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스는 처음에 신비로운 힘을 지닌 말을 하는 여자였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을 돌보기에 지쳐 신들을 부러워했다. 그래서 그녀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나는 신의 거룩한 이름으로 태양신 라와 같이 여신이 되기로 하자."

그런데 태양신 라는 날마다 신성한 배를 타고 하늘을 가로질러, 두 지평선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늙고 쇠약해진 태양신은 침을 질질 흘리게 되었다.

이시스는 땅 위에 몸을 굽혀 흙으로 창 모양의 신성한 뱀을 만들어 태양신이 지나가는 곳에 놓았다.

태양신은 여러 신들을 거느리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하늘을 가로질러 갔다. 그런데 도중에 신성한 뱀이 태양신에게 덤벼들었다. 태양신이 입을 열고 외마디 소리를 지르자, 그 소리가 하늘에 온통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신들은 무슨 일이 일어난 난 것 인가하고 시끌벅적했다.

태양신의 몸속에는 독이 스며들어 턱과 손발이 덜덜 떨렸다. 태양신은 신들을 불러들여 그 고통을 호소했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고통스러워본 적이 없다. 나는 많은 이름을 갖고 있는 대신으로서 이 세상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런 고통은 처음 당한다. 이건 불일까, 아니면 물일까? 내 심장은 활활 타오르는 것 같다. 온몸이 마구 떨린다."

모든 신들이 태양신의 모습을 보고는 몹시 슬퍼했다. 그러자 이시스가 태양신에게 말했다.

"오, 태양신이여! 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뱀에게 물렸다구요? 그렇다면 제가 신비로운 말의 힘으로 그것을 고쳐드리겠습니다. 제가 하는 말은 생명의 입김이므로 그 고통을 떨쳐 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태양신이 이시스에게 말했다.

"나는 날마다 두 지평선 사이를 지나다니면서 네가 창조한 것을 바라보다가, 어딘가 숨어 있던 뱀에게 물리고 말았다.
그 고통은 불 같기도 하고 물 같기도 하다. 아니 그것은 불보다 뜨겁고 물보다도 싸늘하다."

이시스가 태양신에게 말했다.

"오, 태양신이여! 당신의 진정한 이름, 숨겨진 말을 가르쳐주십시오. 그러면, 그 이름에 의해 당신은 구원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태양신이 이시스에게 말했다.

"나는 하늘과 땅의 창조자이고, 산과 물과 바다의 창조자이고, 사랑의 근원인 '어머니가 되는 암소'의 창조자이고, 두 지평선의 창조자이다. 나는 신들에게 영혼을 주고, 눈을 밝게 한 자이고, 나일강에 물이 흐르게 하는 자이고, 시간과 날짜와 해의 제삿날을 정하고, 나일강에 홍수를 일으킨 자이고, 물을 만들고 집에 음식을 마련해주는 자이고, 아침에는 헤펠라, 낮에는 라, 저녁에는 툼이라고 불리는 자이다." 그러나 뱀의 독은 더욱더 깊숙이 스며들어, 태양신은 점점 더 고통스러워했다.

이시스가 태양신에게 말했다. "방금 말씀하신, 진정한 이름을 말씀하십시오. 그러면 독이 사라질 것입니다. " 태양신의 몸속에 퍼진 독은 더욱 기승을 부려, 태양신은 한결 심한 고통에 시달리면서 이시스에게 말했다. "나는, 나의 진정한 이름이 나한테서 이시스에게 전해지는 데 동의하겠다."

태양신은 그 말을 마치자 신들 사이에서 사라져, 신성한 배 안에 있는 태양신의 자리는 비게 되었다.

그리고 때가 되어 태양신의 진정한 이름, 즉 신비스런 이름이 이시스에게 전해진 것 같았다. 이시스가 아들 호루스에게 말했다. "태양신은 그의 두 눈 -즉 해와 달-을 걸고 맹세했다." 그리고 이시스는 신비로운 말의 힘으로 명령했다.

"오 독이여, 라에게서 나와 사라져라! 오, 호루스의 눈이여, 신에게서 나와 그의 입을 비추어라! 독을 없애 버리는 건 바로 나다. 태양신의 이름으로 말한다, 어서 사라지거라! 태양신의 생명이 영원하기를! 독이여, 사라지 거라!" 이리하여 이시스는 태양신의 자리에 앉게 되고, 그의 진정한 이름을 아는 위대한 여신으로서 경배를 받게 되었다.

<출처 : 깡깡이집트>
2011/11/06 12:45 2011/11/06 12:45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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