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을 마치고..

2013/07/31 23:05

첫 실습인 산부인과 예진을 덜덜 떨면서 들어가던 기억이 난다. 환자한테 어떻게 물어보지? 실수하면 어쩌지? 환자가 싫어하면 어쩌지? 별별 상상을 다하면서.. 그랬던 게 정말 며칠 전 일 같은데 벌써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러 마지막이던 응급의학 실습까지 끝났다.

매번 실습을 시작할 때마다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다짐만 하고 결국 열심히 할 걸이라는 후회만 남은 것 같다. 그래도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실습을 하면서 병원지리, 병동분위기, 수술방 분위기 등에 익숙해졌다. 나름 tie와 suture에는 자신감도 생기고..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나름 과마다 중요한 ‘왕’도 알게 되었다. 어느 정도 병원생활에 대한 준비가 된 것 같다.

돌아보면 실습도 우리들 인생처럼 돌아갔다. 처음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분만을 시작으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경험하였다. 생명이 탄생했을 때 그 가족들의 환희, 오랜 투병생활 끝에 환자는 숨이 멈추고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고요하고 무거운 분위기. 앞으로 계속 겪게 될 나의 인생을 미리 보는듯했다.

이제 실습도 끝나고 의대생활의 마지막 국시만을 남겨두고 있다. 실습을 돌며 배웠던 것들, 중요하다고 알게 된 것들, 또 알아야할 것들. 남은 몇 달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잘 준비해야겠다. 국시합격만이 목적이 아닌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의사가 되기 위해서..

2013/07/31 23:05 2013/07/31 23:05
Posted by 승호

트랙백 보낼 주소 : http://nefinita.com/trackback/509

댓글을 달아주세요

<< PREV : [1] : ... [32] : [33] : [34] : [35] : [36] : [37] : [38] : [39] : [40] : ... [524] : NEXT >>

BLOG main image
by 승호

공지사항

카테고리

전체 (524)
끄적끄적 (111)
훈민정음 (43)
찰칵 (111)
여행기 (131)
맛집 (13)
감상 (13)
웃어요 (29)
이것저것 (14)
SFU (43)
WHO (16)

최근에 달린 댓글

태그목록

글 보관함

달력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otal : 1449620
Today : 1432 Yesterday : 1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