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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목표

2018/03/28 01:55
전에는 새해가 되면 매년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곤 했다. 연말이 되어 한해를 돌이켜 보면서 그 목표를 이루었든 이루지 못했든 그 한 해 동안의 노력으로 뭔가 변화된 나 자신을 보는 게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공의 생활을 하면서부터는 하루하루가 힘들다 보니 목표라는 것을 세울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제 4년차가 됐고 삶에 여유가 좀 생기게 되었다. 올해부터는 예전처럼 내 자신에게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몇 가지 목표를 세웠다.

1. 몸만들기
예전에도 뱃살이 있었지만 전공의생활을 하면서 뱃살이 너무 불어나기 시작했다. 내 숨겨진 복근에게 세상의 빛을 보여주고 싶어 운동과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이왕에 몸까지 만들어서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열심히 해서 7~8월에는 사진을 찍을 생각이다.

2. 골프 90타 치기
얼마 전부터 암울친구들이 대부분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골프에는 관심이 없어 할 생각이 없었는데 다들 치는데 안치면 어울리지 못한다는 둥,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 골프밖에 없다는 둥 친구들이 계속 꼬셔서 결국 골프를 시작했다. 어차피 시작한 거 4년차 시간 있을 때 열심히 할 생각이다. 본격적으로 전문의 시험 준비하기 전까지 열심히 연습해서 90타 대로 치고 싶다.

3. 박사학위 실험결과 내기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어려서부터 박사학위를 갖고 싶었다. 그래서 전공의하면서 박사학위를 시작했고 매학기 꼬박꼬박 등록금을 바치고 있다. 박사학위를 따려면 SCI급 기초실험논문이 필요한데 올해 논문은 못 쓰더라도 논문을 쓸 실험은 끝내려고 한다. 펠로우를 하면서 실험을 시작하면 박사학위를 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올해는 EBC 기간이 있어 3개월간 실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데 이 기회를 살려 최대한 실험결과를 낼 생각이다.

4. 전문의 되기
설마.. 전문의 시험 떨어지지는 않겠지??
2018/03/28 01:55 2018/03/28 01:55
Posted by 승호

앞만 바라보기

2015/01/01 15:02

본과 3학년 선택실습을 할 때였다. 선택실습이 힘들기로 유명한 산부인과를 돌고 있었는데 일과는 당직이 없는 날이면 아침 6시에 시작해서 보통 10시쯤 끝났던 것 같다. 나중에 교수님께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실습일정을 짠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일이 힘들어도 일에 빠져있으면 적응하고 하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못한다고.. 그래서 다른 동기들과의 접촉을 아예 차단하기 위해 이렇게 하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생각해보면 정말 맞는 얘기다. 산부인과를 배워보고 싶어 힘든 줄 알면서도 지원했고 교수님의 배려로 산부인과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2주내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고 종종 당직도 섰던 산부인과와는 달리 정신과 같은 과는 아침에 잠깐 병원에 나갔다가 12시도 되기 전에 끝났다. 만약 산부인과를 돌면서 그런 사실을 알았다면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물론 내가 배우고 싶어서 선택했지만 그런 생각은 사라지고 당장 쉬고 친구들 만나서 놀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다시 이때의 기억을 되살릴 때가 온 것 같다. 병원에서 힘들기로 손가락 안에 드는 이비인후과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사실을 몰랐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편한 과를 전공하는 동기들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긴 한다. 일단 나는 남은 인턴 스케줄에 상관없이 이비인후과를 돌아야 하고, 2월에 새로운 인턴이 선발되면 보통 2주 전에 부르기 때문에 2주의 휴가를 받을 수 있지만(나도 2월 중순에 불려 들어갔다.) 이비인후과는 휴가 없이 바로 1년차를 시작한다. 그리고 1년차가 시작되면 퐁당퐁당 또는 퐁퐁당의 오프를 받는 다른 과와는 달리 100일 당직에 1년 내내 일주일에 한 번 오프를 나가게 된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게 되면 끝이 없는 것 같다.

다른 곳을 보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일만 하게 된다면 그 삶에 적응하게 되고 또 그 속에서 즐거움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 내가 원해서 선택한 길이 아니겠나? 지금은 주변과 비교하지 않고 내 일만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2015/01/01 15:02 2015/01/01 15:02
Posted by 승호

신촌마취과

2014/06/15 15:28

신촌마취과로 오기까지도 많은 일이 있었다. 1텀에 마취과에서 두 명이 사직을 했기 때문에 이번 텀을 도는 마취과 인턴 중 한 명은 다른 과로 충원을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근데 충원되는 과가 난이도 10점의 정형외과라는 청천벽력 같은 공지를 보게 되었다. 1/10의 확률이라지만 난이도 6~7점의 신촌마취에서 신촌정형외과의 충원은 분명 살 떨리는 일이다. 게다가 이렇게 강압적으로 충원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신촌마취에서 신촌정형으로 바꾸는 대신 300~400만원을 주는 상황에서 금전적으로도 아까운 일이다.

그런데 다음 날 재공지가 올라왔다. 난이도를 고려해서 일산영상의학과로 충원인원을 보낸다는 것이다. 일산영상의학과는 난이도가 4점정도 되는 꿀 중의 꿀로 우리는 하루 동안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그 무시무시한 신촌정형외과는 신촌내과에서 충원하게 되었다.) 이제는 편한 과를 찾아 일산영상의학과를 가야할지 원래 가려고 했던 마취과를 갈지 행복한 고민을 하는 상황이 됐다. 나는 편한 과보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마취과를 가기로 했다. 요즘 수술과에 관심이 많은데 수술과 항상 관련이 있는 마취과에 대해서도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수술하는 동안 마취과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마취과의 일은 생각처럼 녹록치 않았다. 지금까지 했던 수술방이나 병동 잡일과는 다른 종류의 일을 하는데 일을 배울 틈도 없이 바로 혼자 환자를 keep하게 된다. 게다가 실수라도 하게 되면 환자의 생명과도 연관되는 상황이라 그로부터 오는 부담감은 무척이나 심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레지던트나 펠로우 선생님께 연락하면 되지만 계속 연락하기도 눈치 보이고 어떤 상황이 정말 중요한지 모르니 가슴만 탔다. 환자의 혈압이 이유도 없이 갑자기 10~20 떨어지거나 상승하게 되면 내 혈압도 같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했다.

마취를 깊게 하면 혈압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얕게 하면 환자가 깨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어느 정도가 환자가 깨는 상황인지를 모르니 떨어지는 혈압을 올리려고 가스를 줄이면 그때부터 환자가 깰까 조마조마 하게 된다. 1텀 돌 때 마취과에서만 인턴 두 명이 도망갔다고 들었는데 정말 첫 주를 돌 때는 그 인턴들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나도 일산영상의학과를 갈 걸 괜히 마취과 왔다고 후회 많이 했으니까..

마취를 며칠 돌아보니 기본적인 개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 어느 정도 일이 손에 익고 어떤 상황에서 환자가 깨는지 알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약을 써야하는지 알게 되고 나니 좀 여유가 생겼다. 처음 시작할 때는 너무 힘들다고 느껴서 후회도 됐는데 그동안 힘든 만큼 마취과에 대해 많이 알게 되고 배우게 되어 내 선택에 만족한다. 또 그동안 해오던 잡일과는 달리 수술하는데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이 보람도 느끼는 요즘이다.

2014/06/15 15:28 2014/06/15 15:28
Posted by 승호

Primary Call

2014/05/18 14:17

인턴은 4주마다 텀 체인지가 있어 일하는 과가 바뀌게 된다. 각 과의 업무량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난이도에 따라 각 과에 점수를 부여해 1년 동안 돌게 되는 모든 과의 총점을 비슷하게 맞추는 시스템을 사용한다. 그러니 어떤 달은 편한과를 돌게 돼 오프도 자주 나가고 삶에 여유가 있지만 어떤 달은 오프는 고사하고 매일 하루 2~3시간도 제대로 못자면서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된다. 난이도 9~10점 되는 힘든 과로 정형외과, 내과가 있고 편한 과로는 강서미즈메디 파견, 안동병원 파견 같은 게 있다.

10점이 최고점이라 10점일 뿐 실제 체감 난이도는 20이 넘는다는 정형외과 다음으로 내과는 난이도가 높다. (정형외과가 힘든 이유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얘기해보려고 한다.) 내과의 난이도가 높은 이유는 하루에 100통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병동 콜과 수많은 루틴 드레싱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프라이머리 콜 때문이다. 프라이머리 콜이 뭐냐 하면 환자에 문제가 생기면 병동에서 어떻게 할지 오더를 묻는 전화를 하는데 그게 프라이머리 콜이다. 다른 과들은 프라이머리 콜을 보통 레지던트 1년차가 받는데 내과는 그것을 인턴에게 시킨다.

프라이머리 콜의 종류는 다양하다. "환자 Hb 수치가 낮아요." "환자 fever가 있어요." "환자 dyspnea가 있어요." "환자 혈압이 높아요." 등등등.. 다양한 증상으로 콜을 받게 된다. 흔한 증상에 대해서는 인계장에 나와 있지만 처음 프라이머리 콜을 받게 되면 머릿속이 하얗게 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는다. 쉬운 증상이든 어려운 증상인든 프라이머리 콜을 받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하지만 ABGA나 L-tube insertion 같이 콜 받고 시행하는 단순한 프로시저를 하는 것보다 프라이머리 콜은 정말 내가 의사로서의 일을 한다는 생각을 준다. (정말이지 평소 일을 하다보면 난 파란 옷을 입고 있는 일용직 노동자 같다는 기분이 든다.ㅠㅠ) 내과를 돌던 다른 동기들을 보면 콜을 받고 어떤 약을 써보자, 어떤 프로시저를 해보자고 오더를 내는 것을 보면 뭔가 제대로 된 의사 일을 하는 것 같아 보였다.

나도 힘든 내과를 돌게 된다. 근데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돌게 될 hematology는 유일하게 인턴이 프라이머리 콜을 받지 않는 내과의 분과다. 아마도 환자가 중환이어서 인턴에게 그 일을 맡기지 않는 것 같다.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프라이머리 콜 받는 것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던 터라 마음이 놓이면서도 의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볼 수 있는 수련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마지막 텀에 강남내과가 한 번 더 있지만 그때는 픽턴들을이 사가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레지던트가 되면 하게 되겠지만..

지금은 프라이머리 콜을 받지 않게 된 것에 양가감정이 드는데 정작 일을 시작하면 프라이머리 콜을 받지 않아서 몸이 편해진 것을 더 좋아할지 모르겠다. 인턴은 쉬는 시간이 많을수록 좋으니까..

2014/05/18 14:17 2014/05/18 14:17
Posted by 승호

기적

2014/05/03 16:56
제주 한라병원에서 기억에 남는 환자의 이야기다.

한라병원 71병동은 신경외과 병동으로 뇌출혈 환자들이 많이 입원한다.

뇌출혈 환자의 특성상 몸에 마비가 오는 경우도 많고 재원기간이 길어지기 마련이다.

내가 있던 당시 미얀마에서 일하러 왔다가 사고를 당한 환자가 있었다.

제주 인근 바다에서 일을 하던 중 배에서 떨어져 척추 뼈가 부러지고 뇌출혈이 생겨 오른쪽 팔다리가 마비가 된 환자다.

이 미얀마 환자는 L-tube 일명 콧줄을 무척이나 싫어했는데 그래서 수시로 빼곤 했다.

그럴때마다 난 다시 빠진 L-tube를 넣었는데 그럴 때마나 완강히 거부해서 어찌나 애를 먹었는지 모른다.

이날도 역시 미얀마 환자는 L-tube를 뺐고 나는 다시 넣고 있었다.

L-tube를 넣는데 자꾸 왼손으로 못하게 해서 간병인에게 왼손을 잡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다니 L-tube를 넣는데...

마비된 오른손이 서서히 L-tube로 향하는 게 아닌가!!! 

간병인도 "민트, 오른 팔 움직인다.!!!" 외쳤고 병실 사람들은 모두 모여 그 기적의 순간을 바라봤다.

얼마나 L-tube 넣는 게 싫었으면 마비된 팔이 움직일까??

물론 운동신경이 돌아온 걸 모르고 있던 거지만 마비된 팔이 움직이는 순간 얼마나 놀랍고 웃기던지..

이 미얀마 환자는 부산으로 transfer 가는 비행기 안까지 나와 함께 있었다.

부산으로 간 이후 소식이 끊겼지만 재활치료가 잘 돼서 미얀마로 잘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4/05/03 16:56 2014/05/03 16:56
Posted by 승호

제주 한라병원

2014/03/29 00:43
인턴 스케줄 발표가 있던 날. 미리 추첨한 번호로 내 첫 근무지는 파견이라는 것, 그 중 제주도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인턴 스케줄은 2시 30분쯤 발표되었고 7시가 채 되지 않아 제주 한라병원 수술방에 들어와 있었다. 이렇게 제주 한라병원에서의 6주가 시작되었다.

제주 한라병원에서도 내가 속한 과는 NS다. 뇌수술이나 척추수술에 많이 들어갈 줄 알았는데 막상 나는 타과로 협진 보내거나 환자 드레싱 같은 병동 일을 주로 하게 되었다.

처음 일을 시작하니 모든 것이 서툴고 오래 걸렸다. 팔과 다리 다른 두 곳에서 채혈해야 하는 blood culture나 stupor한 환자를 drowsy하게 만든다는 ABGA를 할 때면 폭우가 내릴 때의 차 앞 유리처럼 안경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이 났다. 머리로는 긴장하지 말아야지 하지면서도 몸은 혼자 알아서 반응했다. 가끔 혈관이 없는 환자의 피를 뽑을 때면 30분이 넘게 걸려 간호사가 무슨 일이 있나 찾으러 오기도 하고.. 물론 Blood culture나 ABGA 외에 다른 술기도 마찬가지로 서툴렀다.

첫 텀을 신촌 세브란스가 아닌 파견 병원에서 시작하게 돼서 살짝 아쉬운 마음도 있었는데 지금 나에게는 오히려 잘 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이 서툴고 미숙해서 배워야 할 시기에 주위에 나를 격려해주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스트레스가 없는 것도 문제일 수 있지만 지금은 이렇게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2014/03/29 00:43 2014/03/29 00:43
Posted by 승호

졸업

2014/02/06 23:53

연대에 입학한지도 벌써 14년째
그리고 두 번의 졸업...
드디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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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06 23:53 2014/02/06 23:53
Posted by 승호

나의 첫 직장

2014/02/03 22:16

오늘 아침 인턴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설마 떨어질까 하면서도 작년에 비해 지원자가 많아 속으로 살짝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다. 합격자 명단에서 내 이름을 찾으면서도 얼마나 떨리던지.. 다행히 이름이 들어있었다.

그동안 학생신분으로 참 오래 살았다. 남들 한 번 다니는 대학을 두 번 다닌 데다 대학도 오래 다녔으니.. 직장 생활을 할 나이가 지났지만 학생으로 오래 있다 보니 내가 직장생활을 한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바로 다음 주면 오티가 시작되는데 막상 일을 시작하면 이제 날씨 좋은 날 즐기는 것도, 여유 있게 여행을 가는 것도 못한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긴 하다. 친구들은 나는 너무 즐겼다고 하지만 학생으로 좀 더 있고 싶긴 하다. 물론 과욕인 것도 알지만..

하지만 이제 학생을 벗어나 첫 직장을 갖게 되어 정말 기쁘다. 이제 나도 직장인이다!!!

2014/02/03 22:16 2014/02/03 22:16
Posted by 승호

국시 끝!!!

2014/01/11 23:36

이틀간의 필기시험을 끝으로 지난 몇 달 동안 준비했던 의사국시시험이 끝났다.

합격률이 90%가 넘는 시험이니 성실히 준비하면 의사가 되는 것은 문제가 안 되겠지만 마음 한구석에 10명 중에 1명이 혹여나 내가 될까 걱정이 됐다. 지난 9월 25일에 있던 실기시험에서는 특히나 그랬다. 대부분 붙으니 편하게 보면 되겠지 하면서도 떨어지는 사람 대부분이 실기시험에서 미끄러지는지라 막상 실기시험대기실에 들어가니 많이 긴장됐다. 시험보고 나오면서도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남고.. 시험을 본 후에도 설마 떨어질까 하면서도 가끔 자신감이 바닥을 치는 날이면 나 떨어지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반면 필기시험을 준비하면서는 편했다. 사실 필기시험은 합격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잘 보는지가 중요하다. 특히나 메이저병원에 지원하고자 하는 타교출신이라면 더 그렇다. 물론 잘 보기는 해야하지만 나는 그런 면에서 몇 문제 더 틀린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으니 상대적으로 편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공부할 게 워낙 많으니 몇 달 동안 매일 자습실에 있었지만 나름 재미있게 공부했고 오랜만에 해보는 수험생 생활도 즐겼던 것 같다.

이제 시험이 끝나니 드디어 길었던 학생생활도 끝나는 생각에 후련하면서도 좀 섭섭하기도 하다. 결과발표가 있기까지 그리고 인턴발표까지 한동안 여유가 있으니 당분간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며 여유를 즐겨야겠다.

2014/01/11 23:36 2014/01/11 23:36
Posted by 승호

데생

2013/08/28 19:42

취미로 데생을 시작한지도 넉 달이 지났다. 그동안 1주일에 한 번 정도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들면 그린 것 같다. 좀 더 열심히 그렸으면 실력이 더 많이 늘지 않았을까 싶으면서도 어차피 즐기면서 그린다는 마음으로 했기 때문에 후회는 되지 않는다.

그림은 비교할 대상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얼마나 비슷하게 그렸는지에 따라 잘 그렸는지 못 그렸는지가 결정된다. 한 번은 수지를 그렸는데 그림을 보는 사람마다 빵 터지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하는 말이 눈, 코, 입 하나씩 보면 비슷한데 전체적으로 보면 수지가 아니라는 거다. 각자 누구를 그렸는지 추측해서 답을 내놓았는데 가장 충격적인 건 “이거 송강호 그린거야?”였다. 그래도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다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 그 후로는 사람들이 잘 모를만한 외국인을 그렸지만..ㅎㅎ

주변사람들을 그려주기 위해 데생을 시작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급한 건 아니니 천천히 연습하면서 실력을 키울 생각이다. 그래도 요즘은 내 그림을 본 사람들이 어디서 그림을 배웠냐고 잘 그린다고 말해주니 기분이 좋다. 아직도 누구를 그렸는지 물어보면 모른다는 게 함정이지만 말이다.

이제 국시공부를 시작해야하니 예전처럼 그림을 그리긴 힘들 것 같다. 물론 여유가 생기면 다시 그림을 시작할거지만 아쉬운 마음에 그동안 그렸던 데생들을 한 장, 한 장 넘겨보았다. 잘 그린 그림이든, 못 그림 그림이든 내게는 자식같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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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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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IV
2013/08/28 19:42 2013/08/28 19:42
Posted by 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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